(5매 재송)브라질 월드컵으로 아르헨 외환위기설 재점화?

아르헨 축구팬 10만여명 브라질 찾을 듯…페소 하방 압력 거세질 듯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연초 외환위기설에 시달렸던 아르헨티나 경제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출렁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정부의 외환정책 실패로 지난 1월말 하루만에 페소 가치가 14% 폭락하면서 신흥국 금융위기설의 시발점이 된 바 있다. 페소는 2월 중순 이후 지금까지 5%가 더 떨어졌다. 이날 페소는 달러당 8.13페소로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외환통제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브라질 월드컵이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남미의 축구 강국인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통산 2차례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월드컵 출전 횟수도 11회로 많다.
아르헨티나 경제 컨설팅업체 퍼스펙티바스 이코노미카스는 오는 16일 열리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의 첫 3경기에만 10만여명의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이 브라질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브라질에서 신용카드나 외화 환전 등을 통해 1인당 평균 2000달러(약 203만원)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월드컵 기간 중에만 2억달러가 유출된다는 얘기다.
이는 외환 통제를 통해 페소 가치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아르헨티나 정부에 큰 부담이다.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고는 최근 285억달러까지 내려갔다. 최고치였던 지난 2011년 526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 해외 사용에 대한 세금을 35%나 부과하는 등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지난 1·4분기 아르헨티나인들이 해외에서 사용한 돈은 9억16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나 더 늘었다.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의 입장에서 브라질은 거리상으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나 2006년 독일 월드컵 등에 비해 경기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쉽다. 특히 나이지리와 3차전이 열리는 브라질 남부 도시 포르투 알레그레는 아르헨티나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 경기에만 4만여명의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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