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감에 적대적 M&A 증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글로벌 경기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인수 기업들이 경기 회복을 이유로 몸값 흥정에서 배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5건, 금액 기준 2900억달러 규모의 적대적 M&A 시도가 이뤄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시장조사업체 딜로직 통계를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전체 M&A 시도 중 적대적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이른다. 이같은 비율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적대적 M&A 시도가 있었던 금액 규모는 이미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적대적 M&A 시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피인수 기업들이 높은 몸값을 요구하며 배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유럽 경기도 올해 본격적인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수 타깃이 되는 기업들이 독자 생존도 가능하다고 판단, 몸값 흥정에서 쉽게 굴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는 영국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에 두 번이나 인수 제안가를 상향조정하며 삼고초려했지만 끝내 거부당했다. JP모건 체이스 글로벌 M&A 공동 대표인 헤르난 크리스테르나는 "M&A 시장이 활발해진 이유는 M&A를 검토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이며 이는 곧 기업들이 좀더 (경기에) 확신을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빌 앤더슨은 "저금리 환경, 풍부한 기업의 현금 유동성, 경기 개선 기대감에 더해 주주들도 보상을 받으려 타당한 조건의 M&A를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 M&A가 늘어나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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