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난동부린 외국인 폭행한 보호소 직원들 고발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9일 수용복을 입지 않겠다며 난동을 부린 재외동포 외국인을 폭행해 제압한 외국인 보호소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외국인보호소 관리사무소 직원 A씨 등 2명은 지난 1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B(32·남)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머리와 옆구리를 발로 차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B씨가 보호복 상의를 입으라는 직원들의 지시를 '상의를 세탁했다'며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직원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을 옮길 것을 요구하자 B씨는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며 버텼다.

이후 B씨는 보호소 내 화장실로 들어가 화장실 문 상단에 있던 1m 길이의 알루미늄 섀시봉을 뜯어내 사물함으로 가져왔다. 보호소 직원 4명은 항의하는 B씨를 넘어뜨려 제압하고 수차례 때렸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좌측 늑골이 다수 골절되는 등 부상을 입었다.

인권위는 보호소 직원들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강제력 행사로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 감독 기관장인 법무부 장관에게 폭행 직원들을 징계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권고문에서 "섀시봉을 수거한 상황에서 제압을 위해 머리와 옆구리를 상당한 강도로 걷어찬 것은 정도가 지나쳤다"고 밝혔다.

검찰에 고발당한 보호소 직원 중 한 명은 인권위 조사에서 "힘이 센 B씨가 '다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며 일어서려고 해 제압에 실패하면 더 위급한 상황이 있을 것 같아 일어나지 못하게 하려고 우측 허벅지를 찼다"고 주장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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