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서 백제 금동관모·금동신발 등 출토

금동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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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경기도 화성에서 백제시대 목곽묘가 확인돼 금동관모와 금동신발 등 다량의 유물이 출토됐다.

한국문화유산연구원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조사를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 화성 향남2지구 동서간선도로(H지점)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분구묘 1기와 목곽묘(木槨墓, 덧널무덤) 1기 등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분구묘(墳丘墓)는 미리 흙이나 돌로 봉분과 같은 분구를 조성하고 그 위에 매장시설을 만드는 무덤양식을 뜻한다. 목곽묘는 무덤 속에 관을 넣어 두는 묘실을 나무로 짜서 만든 무덤이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목곽묘에서는 ▲ 금동관모(金銅冠帽, 금동으로 만든 모자) ▲ 금동식리(金銅飾履, 금동으로 만든 신발) ▲ 금제이식(金製耳飾, 금으로 만든 귀고리) ▲ 환두대도(環頭大刀, 둥근 고리가 있는 고리자루칼) 등의 장신구가 출토됐다. 또 ▲ 등자(말을 탈 때 발을 디딜 수 있도록 만든 안장에 달린 발 받침대) ▲ 재갈을 비롯한 마구류(馬具類) ▲ 성시구(盛矢具, 화살을 휴대하기 위해 담는 통) 등 다양한 유물이 부장된 것을 확인했다. 이와함께 내부에서 꺾쇠와 관못이 정연하게 확인돼 목곽 내부에 안치했던 목관(木棺)의 결구(結構)와 제작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자료들을 확보하게 됐다.

금동관모의 외면에는 삼엽초화문(三葉草花文)이 투조(透彫, 면을 도려내어 일정한 형상을 나타내는 조각법)돼 있으며, 대륜부(帶輪部, 일정한 폭을 가진 띠 모양)의 내면에는 백화수피(白樺樹皮, 자작나무 껍질)제 내관(內冠, 반달 모양 또는 사다리꼴로 생긴 모자)이 들어있어 현재 긴급 보존처리 중이다. 이같은 금동관모의 양상은 공주 수촌리 1호 토광묘, 고흥 길두리 안동고분, 합천 옥전 23호분 출토품과 유사하다.

또 꺾쇠와 관못을 사용한 목관의 결구 방법은 공주 수촌리 고분군과 비교할 수 있으며, 목곽의 모서리에 철정(鐵鋌, 덩이쇠)을 매납하는 방법은 오산 수청동 고분군, 서산 기지리·부장리 고분군과 매우 유사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연구원 관계자는 "목곽묘 출토 유물인 금동관모, 금동식리, 환두대도 등은 4?5세기 경기도 화성 지역이 백제의 지방 주요 거점지역이었음을 알려주는 최고의 위세품(威勢品)에 해당하는 것으로, 경기 지역에서 최초로 출토되었다는 점에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내부조사 예정인 분구묘의 경우, 경기 지역에서는 김포 지역(김포 운양동과 양곡?양촌 유적)에 이어 두 번째로 확인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내부조사가 완료될 경우 분구묘의 축조과정, 확산과정 등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롭고 다양한 학술적 자료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원은 조사지역인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요리 주변은 길성리토성을 비롯해 소근산성 등의 관방유적(關防遺蹟)과 마하리·당하리 고분군, 발안리 마을유적, 기안리 제철유적 등 삼국 시대 대규모 유적군이 발굴된 바 있어, 지정학적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었음이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1930년대 일괄출토품으로 신고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대금구(帶金具, 허리띠 장식품), 환두대도, 각종 마구류 등이 출토된 ‘화성 사창리 산 10-1번지 유적’은 이번 조사지역과 불과 100m 거리 내에 있다. 연구원은 관련 설명회를 현장에서 오는 27일 오후 1시 개최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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