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김시곤 KBS보도국장이 포털 검색어 1위를 달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관련 발언과 이에 따른 유족들의 강력한 항의 때문이다.
김 국장은 지난달 말 부서 회식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들에게 '검정색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 시리즈를 기획할 필요가 있어 한달에 500명 이상 숨지고 있는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실종자가 많은 상황에서 상복으로 보일 수 있는 검은 옷을 뉴스 진행자가 입는 것은 실종자 가족을 절망에 빠뜨리는 일이라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의 이 같은 발언은 8일 오후 3시50분께 KBS 보도국 간부들이 경기도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으면서 유족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유족들은 김 국장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을 문제삼아 분향소 안에서 조문하던 이들을 막아섰다. 흥분한 일부 유족은 이날 분향소를 찾은 KBS 간부 1명을 유족 대기실로 데려가 4시간 가량 잡아두고 김 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유족들은 분향소에 안치된 아들과 딸의 영정을 떼어내 품안에 안은 채 서울 여의도 KBS본사로 향했다. 이날 밤 11시30분께 새정치민주연합 중재로 KBS보도본부장을 만났으나 사과를 받아내지는 못했다.
앞서 김 국장은 지난해 용산참사를 보도하면서 '참사' 대신 '사고'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파기'를 '공약수정'으로 바꿔 보도하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 관련 'TV조선 베끼기' 보도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로부터 퇴진압력을 받아왔다.또 지난 7일에는 2011년부터 2013년사이 입사한 KBS 기자들이 KBS 사내 보도정보시스템에 세월호 참사 취재와 관련 '반성합니다'라는 제목의 반성문을 게재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반성문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기자+쓰레기)로 전락했다. 사고 현장에 가지 않고 리포트를 만들었고 매 맞는 것이 두려워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기사를 썼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줬다. 이들은 연명서명을 받아 KBS 사장과 보도본부장, 보도국장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네티즌들은 김 국장의 발언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과 처신은 정말 적절하지 않았다. 보도국장의 사과와 회사 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결국 KBS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김시곤 보도국장의 망언과 공정하지 못한 보도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고, 무엇이든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라던 박근혜 대통령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유가족들을 밤새 떨게 했습니다"라며 글을 올렸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김 국장은 9일 "이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발을 뺐다. 청와대는 정무수석을 통해 유족들로부터 김 국장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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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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