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 5년9개월 만에 1030원선 무너져(종합)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원ㆍ달러 환율이 간신히 지켜오던 1030원선을 하향돌파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1020원대를 기록하기는 5년 9개월 만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인 1030.3원보다 3.3원 내린 1027.0원에 개장했다. 단기적인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030원이 연휴가 끝나자 바로 무너진 것이다. 이후 9시24분 달러당 1027.2원에 거래됐으며 9시47분 현재 전일 종가 대비 3.7원 내린 1026.6원원을 기록 중이다. 환율이 장중 102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8월11일(장중 1029.0원) 이후 처음이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 유입과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화 매도) 거래 등이 꼽히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융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낸 것도 영향을 줬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상승반전보다는 보합세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020원대로 내려왔지만 추가적인 하락세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경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030원선이 무너진 것은 미국의 1분기 지표 등을 봤을 때 경기 회복세가 빠르지 않다는 실망감이 작용했고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수출 호조 등으로 달러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 중 원화 가치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국 개입 경계감 등으로 1020원대에 새로운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고 1020원 밑으로 내려가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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