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늘부터 명예퇴직 신청·접수

서울 광화문 KT사옥에 '제69회 식목일 행사'를 알리는 대형 걸개가 걸려있다.

서울 광화문 KT사옥에 '제69회 식목일 행사'를 알리는 대형 걸개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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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높은 직원 경쟁사 유출 막아야 하는 부담도..최소 6000명 예상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KT가 10일부터 명예퇴직 신청·접수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부터 KT 본사와 전국의 지사는 근속 15년 이상 팀장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명퇴 관련 개별 면담을 진행한다. 개별 면담은 본사는 부서장들이, 지사는 지사장들이 담당한다. KT 관계자는 "(명퇴에 대한) 강압은 공식적으로 없다고는 하지만 명퇴 신청 마감일인 24일까지 (대상자들에 대한) 압박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며 "회사 전체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KT 직원 3만2000여 명 중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2만3000명이다. 전 직원의 70%를 명예퇴직 대상자에 오른 것이다. 2003년과 2009년 명퇴 때에는 각각 5500명과 59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번에는 최소 6000명에서 그 이상의 규모가 명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부서장이나 지사장들도 명퇴 건수를 어느 정도 채워야한다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까지 면담과 명퇴 신청이 마무리되면 25일에는 본사와 지사에서 각각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된다. 본사는 인사담당 부서가, 지사는 인사팀이 따로 있는 곳이 드물어 총무과 등 인사 역할을 대신하는 곳이 심의를 한다. 심의를 하는 이유는 성과가 높은 직원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또다른 KT 관계자는 "명퇴자 신청을 앞두고 KT에서 우려하는 점은 능력 있는 직원들이 경쟁사인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로 스카우트 되는 것"이라며 "그런 직원들은 KT에서 퇴직금에 2년치 연봉까지 다 받고 다른 회사로 가서 일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명퇴를 신청해도 무조건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심의를 거쳐 명퇴를 막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종 퇴직 발령은 30일에 난다.

업계는 KT 본사와 지사 인력 조정을 마무리한 이후 황창규 회장의 다음 수순은 계열사 정리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통신사업과 무관하고 수익이 떨어지는 계열사들을 매각하거나, 비슷한 사업군의 계열사는 통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KT 계열사는 3월말 기준으로 56개, 인력은 2만7000명 정도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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