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기업의 그늘]국내서만 꼬꼬댁 BBQ

지난해 해외 6곳 모두서 71억원 당기순손실...중국서 가장 큰 손해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1위 업체 제너시스BBQ(BBQ)의 해외법인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 57개국에 5만개의 점포를 내 맥도널드와 KFC를 뛰어넘는 글로벌 1등 프랜차이즈가 되겠다는 BBQ의 청사진이 아직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7일 BBQ의 201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해외법인 6곳이 모두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해 해외사업에서 총 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BBQ가 지난해 35억원의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40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도 해외법인과 연동된 지분법 손실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법인별로 보면 중국 법인의 적자폭이 제일 컸다.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최우선 공략할 전략 지역이자, BBQ의 첫 해외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시장이다. 하지만 성적은 아직 기대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BBQ 중국 법인 3곳은 매출 16억원에 순손실 37억원을 기록, 글로벌 'BBQ' 전략에 흠집을 냈다. 가장 적자폭이 컸던 중국법인은 상해비비객찬음관리유한공사로 지난 한해 순손실만 34억원을 냈다. 상하이는 BBQ가 2003년 직영 1호점을 열며 해외사업의 첫 발을 뗀 곳이다. 선전과 칭다오 법인도 지난해 각각 2억원과 1800만원의 순손실을 맛봤다.

중국과 함께 글로벌 사업의 또 다른 축을 맡고 있는 미국도 성적이 신통찮다. 지난해 미국 법인이 거둔 매출액은 8억원에 그쳤고 순손실은 29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현지 브랜드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트리플 전략'을 구사해왔지만 이렇다할 결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윤홍근 회장이 올 초에 미국 사업의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공포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다. 피자전문점 브랜드들과의 합작을 통해 숍인숍 형태의 매장 확대에 주력해 현재 40여개인 매장을 1000개 가까이로 확장하겠다는 게 윤 회장 구상이다.

이밖에 일본 및 베트남 법인도 지난해 각각 3억원, 8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BBQ 관계자는 "해외 진출한 이후 초기 10년간은 투자하는 단계라 수익을 거두기 힘들다"면서 "올해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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