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과 손잡은 포스코,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 효과는?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산업은행과 포스코가 이르면 이달 내 동부그룹이 내놓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포스코가 일거삼득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포스코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포스코는 이날 비밀유지약정서(CA)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실사에 착수한다.
양해각서에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포스코가 인수하면 산업은행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다는 조건이 담겨져 있다. 현재 산업은행 내 사모펀드부(PE)가 재무적 투자자로 지분 70%, 포스코가 30%를 인수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동부발전당진에 대해서는 포스코를 우선 협상자로 지정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산업은행의 공식 제안으로 포스코는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얻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우선 재무구조조정 중인 포스코로서 큰 재무부담 없이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인수할 수 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자산은 1조원, 부채는 4000억원 규모다. 부채를 제외한 가치는 5000억~6000억원 정도 예상된다. 포스코가 산업은행의 제안대로 30% 지분을 갖는다면 포스코의 실제 투자 금액은 1500억원대 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동부발전당진 가치는 2000~3000억원가량으로 두 매물을 합치면 포스코는 최대 4500억원 가량만 투자하게 된다. 포스코의 올해 투자금액 3조7000억원(단독기준)의 12%에 불과하다. 당초 패키지 매물가의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명분도 얻게 된다. 포스코가 중국 철강 업체들의 국내 진출을 막는 '큰 형님'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의 바오산철강, 안산철강, 수도강철 등 업체들은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인천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가 열연강판을 통해 컬러강판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이 중국업체에 넘어가면 저가 중국산이 한국의 안방까지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해왔다. 포스코는 적은 투자 비용으로 철강업계의 '맏형' 역할을 도맡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포스코 게열사와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냉연강판부터 아연도강판, 컬러강판까지 생산한다. 포스코가 이를 인수하는 경우 건자재용 컬러강판을 생산해 포스코 건설에 공급할 수 있다. 무엇보다 포스코가 역점 사업으로 꼽은 에너지 사업의 외연도 확대할 수 있다. 동부발전당진은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민간석탄발전사업자로 선정돼 올해 중 발전소 착공이 가능하다. 포스코는 올해 국내외 발전 설비 능력을 지난해 3445MW에서 3910MW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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