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화끈..옐런 스타일 눈길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옐런 스타일'이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부터 이틀간 열렸던 FOMC는 재닛 옐런 의장이 처음으로 의사봉을 잡은 회의였다. 그 결과를 설명하는 19일 기자회견도 옐런 의장의 데뷔 무대였다.

그런 관점에서 옐런 의장은 "예상보다 과감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 같다. 옐런 의장은 이날 진행된 1시간여의 기자회견 도중 미소를 잃지 않았다. 질문 하나하나에 자신의 경험과 경제 지식을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방을 이해시키려는 자상함이 돋보였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핵심을 우회하진 않았다. 이날 회견의 백미는 금리 인상시기를 예상해달라는 질문과 답변 과정이었다. FRB의 성명에선 양적완화가 끝난 뒤에도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는 애매한 표현으로 설명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옐런의장은 "그것은 6개월 정도 뒤라는 의미"라고 간단히 정리해버렸다. 기자 회견장은 잠시 술렁였다. 전임자 벤 버냉키 전 의장 같았으면 성명서의 표현을 재차 읽어내리며 피해갔을 법한 대목이었다.

옐런 의장은 이밖에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시절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저소득층 위해 정책 개발에 몰두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지금도 이런 위기를 겪은 계층을 대표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한다"며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하는 대목에선 정책적 과감성도 엿보였다. FRB는 이날 기존의 실업률 목표치인 6.5%를 폐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FRB는 한발 더 나아가 포워드 가이던스를 위해 또다른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여러 지표를 검토한 정성적인 분석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 포워드가이던스 방식을 사실상 폐기한 것이란 분석이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 도중 "가급적 시장과의 의사소통이 분명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부드럽지만 진솔한 스타일의 옐런식 화법이 새롭게 자리 잡을 지 주목된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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