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회장 연봉 실적따라 최대 70% 삭감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올해부터 금융그룹 회장의 연봉은 경영실적에 띠라 최대 70%까지 깎인다. 순이익이 반 토막 나면 연봉이 10억원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은 올해 회장의 기본 연봉을 지난해보다 평균 30% 줄이기로 확정했다. 지난해 평균 20억5000만원에서 올해 14억4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된다.그러나 '실적 연동형' 제도를 올해 처음으로 금융그룹 회장에게 적용키로 해 연봉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올해 순익이 50% 줄어들면 회장들의 총 연봉은 작년보다 40~70% 감소한다.

이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그룹 회장의 연봉 체계가 과도하다며 은행권에 성과체계 모범 규준 개정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금융그룹 회장은 실적이 좋을 때 과도하게 많은 성과급을 받고 실적이 나빠도 연봉이 줄어들지 않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금융그룹들은 보수체계 보상위원회를 열어 회장 연봉을 깎고 실적에 연동되도록 관련 규정을 대폭 수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봉 삭감 폭이 가장 큰 금융그룹은 신한금융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기본 연봉 27억5000만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37.1%가 줄어든 17억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성과급 등을 고려한 한 회장의 연봉 최대 한도는 지난해 36억2000만원에서 올해 21억5000만원으로 40.6% 깎였다. 좋은 실적을 내도 올해 21억5000만원 이상은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한 회장은 올해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50% 하락하면 올해 총 연봉이 9억2000만원까지 급감한다. 지난해 연봉에서 70%나 감액된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의 올해 기본 연봉은 14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23억1000만원에서 35.9% 줄어든다. 최대 실적을 낼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연봉 최대 한도는 지난해 31억9000만원에서 올해 21억원으로 34.2% 삭감됐다.

KB금융의 올해 실적이 50% 감소하면 임영록 회장의 올해 총 연봉은 12억2000만원으로 떨어진다. 지난해 연봉 23억1000만원보다 47.2% 급감하는 셈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기본 연봉은 올해 14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19억8000만원보다 26.3% 줄어든다. 실적에 따른 최고 연봉 한도는 올해 21억원으로 지난해 38억3000만원에 비해 45.2% 줄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 순익이 올해 반 토막 나면 총 연봉이 지난해 19억8000만원에서 올해 8억7000만원으로 56.1% 줄어든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기본 연봉 12억3000만원을 받았으나 올해는 11억1000만원으로 10% 감소한다.

외국계인 한국씨티금융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은 올해 회장 기본 연봉을 지난해보다 각각 30%와 20% 깎기로 했다. 지난해 한국씨티금융 회장 연봉은 23억5000만원, 한국SC금융 회장은 17억7000만원이었다.

금융그룹 회장의 연봉이 이처럼 대폭 깎임에 따라 금융그룹 계열사 사장과 임원의 연봉도 평균 20~30% 정도 삭감된다. 이달 말부터 임원에 대한 본격적인 연봉 하향 조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