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콘돔버디라고?"

 연속버디는 'in a row'라고 하면 된다.

연속버디는 'in a row'라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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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 버디?"

박인비는 지난 9일 중국 하이난도 하이커우 미션힐스골프장 블랙스톤코스에서 막을 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 우승으로 다시 한 번 '골프여제'의 위상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3라운드에서는 특히 보기 없이 버디 11개를 기록하는 완벽한 게임을 펼쳤다. 9번홀부터 14번홀까지는 무려 6개 홀 연속버디를 잡아냈다. 연속버디는 영어로 'consecutive birdies' 또는 'birdies in a row'라고 표현한다. 'straight' 또는 'back to back'도 같은 말이다. 중계를 맡은 TV방송의 아나운서는 박인비가 두 홀 연속버디를 잡자 "더블버디를 했다"고 해설했다. 잘못된 표현이다. 원어민이 사용하는 '투 버디스 인어로(two birdies in a row)' 또는 '백 투 백 버디(back to back birdie)라고 하는 게 맞다.

'in a row'는 '한 줄로 이어진', 'back to back'은 '등이 서로 맞대어진'이라는 뜻이다. 미국 스포츠 신문에는 제목으로 'She got six birdies in a row(그녀는 6연속버디를 했다)'라고 보도했다. 한 인터넷 매체에서는 'Six consecutive birdies during one round of golf'라고 하기도 했다. 박인비는 한 미국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유난히 잘 됐네요(I guess I'm in the zone)"라고 응수했다.

일상 회화에서도 "It's rained four days in a row(4일 연속 비가 내리는군요)" 등과 같이 자주 사용하는 구절이다. 반대로 그녀가 3개 홀 연속보기를 했다면 "She bogeyed for 3 holes straight"라고 할 것이다. 국내 골퍼들은 연속버디(파3, 파4, 파5) 3개를 '싸이클 버디', 4개는 '아우디 버디', 5개는 '올림픽 버디'라고 하는데 한국식 골프영어인 콩글리시인 셈이다.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박인비의 경기를 TV로 시청하던 한 골퍼가 '6연속버디'를 영어로 뭐냐고 질문하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한 친구가 "그거 콘돔버디야. 콘돔은 한 팩에 6개의 링이 들어있거든"이라고 대답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볼링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다. 참고로 볼링에서는 연속 스트라이크를 '1=strike, 2=double, 3=turkey, 4=four bagger, 5=five bagger, 6=six pack'으로 표현한다.


글=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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