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예술단체들의 올해 첫 작품은? 맥베스·돈조반니·라바야데르

강수진, 김윤철 등 신임단장들 첫 작품 선보여

연극 '맥베스' 중에서

연극 '맥베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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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새 봄을 맞아 국립 예술단체들이 잇달아 올해 첫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셰익스피어 450주년을 맞아 국립극단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2014년 스타트를 끊었고, 강수진 새 단장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은 '발레의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라 바야데르'를 선택했다. 국립오페라단은 모차르트의 고전 '돈조반니'를 새롭게 해석해서 내놓았다.

국립극단의 선택은 단연 '셰익스피어'다. 새로 예술감독을 맡은 김윤철 신임 감독은 지난 달 취임 간담회에서 "올해는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2016년은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년"이라며 "3년 동안 셰익스피어의 레퍼토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셰익스피어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도 국립극단이 선택한 첫 작품은 '맥베스'이다. 8일부터 공연돼 오는 23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이어진다. '맥베스'는 대사 행수가 총 2084행으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면서도 짧고 강렬한 작품으로 꼽힌다. 작품은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흔들리는 맥베스의 심리를 재현하면서 우리 역시 그와 같이 타락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답다'는 대사와 함께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세 마녀의 예언을 듣고 욕망에 휩싸여 파멸로 이르게 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연출은 2008년 역시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리어왕'으로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수상한 이병훈 연출가가 맡았다. 맥베스 역에는 배우 박해수, 맥베스 부인 역에는 김소희가 캐스팅됐다. 국립극단은 4월(4월5일~20일)에는 '베니스의 상인'을 각색한 '노래하는 샤일록'을, 5월(5월9~25일)에는 셰익스피어의 후기 걸작 '템페스트'를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의 첫 작품은 모차르트의 '돈조반니'다. 3월12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이며, 국립극단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매년 모차르트 오페라 한 편씩을 중극장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모차르트가 남긴 가장 뛰어난 오페라로 꼽히는 '돈조반니'는 악마같은 마성으로 여성들을 유혹하고 조롱하는 주인공이 결국 벌을 받고 지옥으로 떨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선영 연출은 "'돈조반니'는 평면적으로는 방탕한 바람둥이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개인의 내적 진실과 가치에 관한 이야기"라며 "모차르트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 또 그 가치를 실천하면서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휘는 이탈리아 토리노 왕립극장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르코 잠벨리가 맡고, 돈 조반니 역에는 바리톤 공병우와 차정철이 캐스팅됐다.

특히 18세기의 작품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파격적인 무대와 의상이 특징이다. 무대 한 가운데 박혀 있는 커다란 사과와 이 사과를 들어 올리려는 듯 서있는 거대한 기중기가 인상적이다.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공사장 천막천이 내려와 색다른 느낌을 준다. 등장인물들의 의상 역시 화려한 드레스가 아닌 일상복들이 주를 이룬다.

발레 '라 바야데르' 중에서

발레 '라 바야데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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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은 제7대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강수진 단장의 첫 공연으로 '라 바야데르'를 선보인다.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진행되며, 120여명의 무용수와 200여벌의 의상이 동원돼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이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인 '라 바야데르'는 관객들의 성원과 입소문으로 '다시 보고 싶은 공연'으로 손꼽혔던 작품이다.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1830년 필리포 타길리오니(Filippo Tagilioni)가 괴테의 시에서 소재를 얻어 같은 이름의 오페라 발레로 만들었다.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용맹한 전사 '솔로르', 이 둘 사이에서 계략을 꾸미는 공주 '감자티'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 복수 등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밖에 국립합창단은 오는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다룬 '마태수난곡'을 선보이고, 국립현대무용단 역시 안애순 예술감독의 대표 우수 레퍼토리인 '불쌍'을 21일부터 2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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