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LTE-A 광고戰, 과도한 송출·작위적 내용 '눈총'

▲전지현·이정재 SK텔렘콤, 송소희 KT, 지드래곤 LG 유플러스 광고 캡처(위에서 부터 아래)

▲전지현·이정재 SK텔렘콤, 송소희 KT, 지드래곤 LG 유플러스 광고 캡처(위에서 부터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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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뉴스팀]SK텔레콤·KT·LG 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이 달 롱텀에볼루션(LTE)-A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치열한 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선점을 위한 가입자 모집에 이어 광고는 제 2의 경쟁이라 비춰질 만큼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미래창조과학부 발표에 따르면 LTE 가입자는 이 달 3000만 명을 넘어 설 예정이다. LTE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8개월만이다. 시장이 빠른 시간에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신규 가입자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통 3사는 시장이 이런 경향을 띠자 자신들의 특징을 어필하기 위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광고에 싣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송출과 작위적인 내용으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통3사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을 모델로 발탁했다. SK는 배우 이정재와 전지현·KT는 국악 소녀 송소희·LG 유플러스는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을 앞세워 광고를 진행 중이다.

모델 부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연 KT다. SK와 LG 유플러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국악 소녀' 송소희를 모델로 내세운 점이 돋보인다. KT는 송소희 이외에도 버스커버스커·악동뮤지션 등 신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왔다. 새로운 얼굴을 기용함으로써 젊은 회사의 이미지를 구축해 연령대가 낮은 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KT의 광고는 방영 초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린 소녀가 한복을 입고 우리 소리를 하며 그 가락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은 세련미를 강조하는 광고계의 경향을 탈피했다. 게다가 '3배 넓은 광대역 LTE-A'라는 어려운 통신 기술을 알기 쉽게 전달해 LTE하면 KT라는 공식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광고의 문제는 너무 잦은 방영으로 시청자가 빨리 싫증이 났다는 점이다. TV 채널을 돌릴 때마다 '3배라오' 라고 외치는 광고에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SK텔레콤의 광고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광고는 최근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배우 전지현과 이정재를 앞세워 시청자의 눈길은 끌었다. 그러나 잦은 송출과 함께 '잘생겼다'만 반복하는 CM송이 울려 퍼지는 광고에 시청자는 등을 진지 오래다.

물론 이 광고는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만큼 패러디가 만들어지는 등 호불호가 나뉜다. 그러나 전지현과 이정재가 직접 부른 이 CM송으로 SK텔레콤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을 표한다. SK텔레콤 담당자는 '잘생겼다'가 외모가 보기 좋다는 의미가 아닌, 실생활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통신 기술과 서비스에 대해 잘 생겨나줘서 고맙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이 친절한 설명이 없었다면 광고는 그저 전지현과 이정재가 춤추고 노래하는 '영상'으로 남았을 것이다.

LG 유플러스는 LTE-A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로 'LTE 8'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지드래곤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국내 최대 LTE 주파수 대역폭 80㎒(메가헤르츠)를 자랑하기 위해 지드래곤은 "팔로미"(Follow me, 따라와)를 강렬하게 외친다.

이 광고는 타 통신사 광고에 비해 방송 횟수가 적어 지겹다는 평가는 면했다. 그러나 LG 유플러스는 'LTE 8'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팔로미의 영어 표기인 Follow me를 8llow me로 바꾸어 슬로건을 만드는 억지를 부렸다. 80㎒(메가헤르츠)를 강조하고 쉽게 알리겠다는 의중은 이해가 가지만 아무리 팔로미를 외쳐도 광고를 보는 이는 최대 주파수 대역이 무엇인지 짧은 시간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급기야 이통3사의 광고를 짜깁기한 영상까지 등장했다. '합치니 짜증도 3배'라는 제목의 9초가량의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LTE광고를 한 번에 몰아서 보는 게 낫겠다는 의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대역 LTE 서비스는 이 달 서울, 수도권, 광역시 사용 시작으로 오는 7월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이외 지역에서도 서비스 될 예정이다. 때문에 광고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눈길을 사로잡으면서도 회사의 특색을 알릴 수 있는 광고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시청자는 억지대신 순리를 따르면서, 신선함이 오래 유지되는 창의적인 광고를 원한다. 광고를 흔히 15초의 미학이라 부르지 않던가. 이 명언을 되새길 수 있는 이통3사의 획기적인 광고를 기대해 본다.



e뉴스팀 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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