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수 "하고 싶은 역할은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멀티맨 역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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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뉴스팀]"하고 싶은 역할은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멀티맨 역할"

이제 갓 연기를 시작한 배우들을 만나면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고 묻는 것이 하나의 통과의례다. 대학로에서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캐서린을 열연하고 있는 배우 장덕수(26)도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런데 장덕수는 의외로 "멀티맨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예상 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놀라움을 숨기고 "많은 역할 중에 왜 멀티맨이냐"고 물으니 "무슨 역할을 하던지 공감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장덕수는 학창시절 태권도를 배웠다. 자신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태권도 유단자라고 말하며 내심 부끄러워했지만 운동 탓인지 "몸을 잘 쓴다"고 스스로를 어필한다. 같이 운동을 하던 친구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물었더니 "친구들이 왜 연기를 하지 않았냐"며 장덕수의 열렬한 팬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여장을 한 제 모습이 웃긴지 놀리긴 하더라"고 지금 하고 있는 연극에 대한 운을 뗐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입소문이 나있다. 장덕수는 이 작품에서 캐서린 역으로 분해 여장을 시도했다. 첫 연기 데뷔가 여장이라 조금은 당황스럽지 않을까 넌지시 말을 건네보니 그는 반색을 하며 "처음 주어진 역할이라 기쁜 마음밖에 없었다"고 눈빛을 발한다. 그래도 남성으로서 여성을 연기하는 어려움을 알려달라는 짓궂은 기자의 물음에는 "여자로서 표현해야하는 감정들이 조금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래도 하면 할수록 일상스런 부분에서 재미있다"고 덧붙인다. 인터뷰 전 진행된 사진 촬영에서 장덕수는 여성스러운 몸짓으로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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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넘치는 장덕수에게 관객참여형 연극의 어려운 점을 물었다. 그는 "연극 자체가 소통하는 극이다. 한바탕 웃을 수 있는 개그도 들어가있고 직접 관객에게 다가가기도 해서 공감을 많이 느낀다"고 답했다. 또 이런 공연의 특성상 기억에 남는 관객을 꼽으라 했더니 자신의 아버지를 이야기했다. "공연에 관객이 무대 위로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아버지께서 절대 나오지 않겠다고 하셨다. 결국 다른 배우가 객석으로 내려가 그 곳에서 극을 진행했다"며 아버지와 얽힌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마지막으로 새내기 배우에게 연극 무대만의 장점을 말해달라고 했다. 그는 너무나 행복하다는 눈빛으로 "무대는 에너지가 넘친다. 조명을 받고 관객으로 채워진 공연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을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덕수에게 인터뷰를 마치며 이날 나뉜 이야기의 가치를 잊지말라고 당부했다. 장덕수의 미래를 오래도록 지켜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e뉴스팀 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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