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출마자들 출판기념회 대신 ‘북콘서트’ 여는 이유는?

유권자와 소통, 이색 얼굴알리기 긍정적… 출판기념회가 변형된 또다른 후원금 모금방식 지적도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식상한 출판기념회는 가라~”
6·4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책 출판기념회 대신 북· 토크 콘서트나 음반 발매 기념회 등 이색적인 방법으로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으레 봇물처럼 이어지는 출판기념회 보다는 유권자들과 소통하면서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벤트로 더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배진교 인천 남동구청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삶을 담은 음반 ‘행복한 동행’ 발매기념회를 열고 구청장 재선 도전의사를 밝혔다.

음반에는 주민들과 함께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가자는 내용을 담은 타이틀 곡 ‘행복한 동행’을 비롯해 과거 학생·노동운동 시절과 구청장 재임기간 소회를 담은 낭송곡 등 5곡이 실렸다.

기념회에서는 음반에 담긴 곡과 관련된 주인공들이 직접 출연해 노래를 부르고 사연을 얘기하는가 하면, 배 구청장이 자신의 애창곡인 ‘파초’를 원곡자인 ‘수와진’의 안상수씨와 듀엣으로 불러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배 구청장은 “통상적인 책 출판기념회 보다는 지난 4년간을 되돌아 보고, 지역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노래로 전달하는 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여겨 음반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진보 예비후보 4명도 지난 14일 ‘인천 교육의 길을 묻는다’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토크콘서트는 4명의 후보들의 선거 출마동기와 인천교육 문제, 교육철학, 교육정책 등을 듣는 자리가 됐다.

주최측 관계자는 “인천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후보를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선출해 진정한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유권자들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토크콘서트를 통해 누가 진보교육감 후보로 적합한 지를 검증하는 자리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평구청장 출마의사를 밝힌 이성만 인천시의회 의장도 20일 오후 부평에 있는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북 콘서트를 연다.

이 의장은 그간의 의정활동을 기록한 ‘인천, 숙제 풀어내기’에서 인천의 현안해결을위해 민원현장을 누볐던 기억들과 인천시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담았다. 이날 북콘서트는 시각장애인복지관 난타반, 기타사랑 7080 동호회의 축하공연과 영상물 상영, 경인방송 원기범 아나운서와의 대담 등으로 진행된다.

이처럼 음반 출시 기념회나 북 콘서트 등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선거운동 측면에서는 일단 유권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지만 또다른 형식의 후원금 모금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열어 사실상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것처럼 북 콘서트 역시 형식만 달리할 뿐 후원금을 거둬들이는 점에서는 출판기념회와 별반 다를게 없다는 여론이다.

인천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누구나 다 하는 출판기념회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도 못하고 후원금을 받는다는 비난이 강해 정치인들도 꺼리기는 마찬가지”라며 “음반 출시 기념회나 토크콘서트 역시 겉으로야 유권자들과의 소통을 내세우지만 음반 값이며 책 값을 낸다는 점에서는 출판기념회가 변형된 또다른 후원금 모금 방식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