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3色 악기로 듣는 베토벤 소나타

17일, 20일,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베토벤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소나타를 감상할 수 있는 '3일간의 베토벤 시리즈'가 진행된다. 17일, 20일, 21일 3일에 걸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며, 베토벤의 전 생애에 걸쳐 작곡된 소나타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베토벤은 일생 동안 총 55곡의 소나타를 작곡했는데, 이들은 기술이나 내용적인 면에서 소나타 형식이 지닌 표현 가능성의 극한을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흐의 평균율 피아노곡집을 '피아노 음악의 구약성서'라고 부른다면 베토벤이 남긴 32곡의 피아노 소나타는 '신약성서'라고 불린다.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동격의 2중주로 만든 작품으로 바이올린의 특성을 극대화했다. 또 주로 보조역할에 그쳤던 첼로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를 통하여 독주 악기로 격상됐다.첫 날인 17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캐서린 조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번·10번·7번을 연주한다. 캐서린 조는 정경화, 강효와 함께 미국 최고 명문 음대인 줄리어드의 한국계 교수이다.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상했고, 몬트리올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 브람스 등 고전음악에서부터 바르톡, 코른골드, 베르그 등 현대 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연주자이다. 반주는 그동안 아이작 스턴의 반주자로 수년간 활동한 로버트 맥도날드 줄리어드 교수가 맡는다.

20일에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28번·21번, 바가텔 No. 25, 론도 카프리치오 Op. 129 등이 준비돼있다. 뉴욕타임즈가 '눈부신 기교와 비범치 않은 통찰력'이라고 극찬한 커티스 음대 교수이자 피아니스트인 '미아 정'이 연주자로 나선다. 미아 정은 하버드와 예일, 줄리어드를 졸업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로 학구적이고 지적인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2008년에는 베토벤 소나타 연주 DVD를 발매하여 평단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세계 정상의 첼리스트이자 두 번의 베토벤 소나타 음반 모두 화제를 몰고 왔던 피터 비스펠베이가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1~5번을 연주한다. 피터 비스펠베이는 이미 1992년과 2005, 두 번에 걸쳐 베토벤 첼로 소나타를 녹음했고, 이 중 2005년 음반은 뉴욕 타임즈 선정 '올해의 가장 주목할 만한 음반'으로 선정됐다. 링컨센터에서 있었던 비스펠베이의 베토벤 첼로 소나타 공연에서 뉴욕 타임즈는 '작은 몸짓 하나하나 그의 깊은 통찰력에서 나왔다'고 그의 깊이 있는 연주를 극찬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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