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대출사기' 금융사 내부공모 가능성 제기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3000억원 규모의 대출사기 사건에 KT 자회사의 다른 직원과 금융회사 전·현직 직원이 깊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KT ENS와 협력업체의 수상한 흐름자금과 은행의 업무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KT ENS 내부의 다른 조력자와 여신 실무에 해박한 사람의 도움 없이는 수천억원대의 대출사기가 장기간 이뤄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11일 "이번 대출사기 사건은 금융생태를 잘 아는 사람들이 저지른 행위"라며 "현재 밝혀진 KT ENS 직원 뿐 아니라 회사 내 다른 직원, 금융사 직원들이 직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13개 금융회사에 대한 대출 만기를 정확히 지켜 내부 통제 감시망을 피하고 다른 은행 송금으로 보내오는 대출 원리금 입금 계좌는 조회할 수 없다는 여신심사 시스템의 허점을 노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13개 금융회사를 상대로 매번 가짜 확인서를 만들고 상환 기일에 꼬박꼬박 대금을 입금했는데 이런 복잡한 구조를 자금 담당도 아닌 기획영업 담당 직원 혼자 짜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번 사건이 구속된 KT ENS 직원 김 모씨와 협력업체의 공모만으로는 성사되기 어렵다는 점에 초점, 은행과 저축은행 전·현직 직원의 가담 가능성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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