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영화와 주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지난해 말 개봉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가 여의도 증권가를 들었다놨다 하고 있다. 주식 사기를 통해 억만장자가 된 인물' 조단 벨포트'의 이야기는 업황 악화에 신음하는 요즘, 증권가 이미지를 한층 나쁘게 만들 가능성이 있어 우려 요인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는 증시가 반등했던 징크스가 있어 일부 기대감도 존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를 소재로 삼은 영화의 시초격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스트리트'로 1987년에 만들어졌다. 마이클 더글라스가 전문투자회사를 운영하는 주인공, 고든 게코로 분해 돈을 벌기 위해 남을 속이는 짓도 마다하지 않는 차가운 기업사냥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1987년 제작돼 이듬해인 1988년 4월29일에 개봉했다. 영화가 제작될 당시에는 주가가 대폭락하는 '블랙먼데이(1987년 10월19일) 사건이 발생하는 등 증권가 분위기가 흉흉했다. 미국 S&P500 지수 역시 9월말 321.83에서 10월말 251.79로 한달 만에 21.76%가 폭락했다. 다우지수 역시 그달 한달 동안 23.22% 폭락했다. 그러나 1988년 영화가 개봉된 후에는 빠르게 지수가 회복돼 다우지수는 연말까지 7% 가량 상승했고 S&P500 역시 6.3% 상승했다.

2010년 10월21일 개봉작인 '월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 제작됐지만 이후 증시가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주가지수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영화가 개봉된 10월말 이후 6개월 동안 S&P500지수는 1180대에서 1300대까지 약15% 급등했고 다우지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장 최근작인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역시 개봉 이후 주가지수가 상승기를 맞았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하루 전, 이 모든 사태를 미리 간파해 살아남은 대형투자사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2013년 1월3일 첫 선을 보였다. 이후 미국 다우지수는 우리가 기억하고 있듯 연일 랠리를 펼쳐 작년 말 1만6588.25으로 사상 최고가에 장을 마쳤다. 1년간 상승폭만 29.60%에 달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 영화들이 리먼 사태나 블랙먼데이 등 미국 금융시장에서 큰 사건이 벌어진 이후 그걸 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개봉할 즈음에는 증시가 회복기에 접어들어 주가가 좋아졌다"고 풀이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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