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마리 물고기 죽었는데, 원인도 모른다?

2012년 금강·낙동강 어류 폐사 배경 못 밝혀내

▲지난 2012년 금강 백제보에 배를 드러낸 물고기. 원인이 오리무중이다.

▲지난 2012년 금강 백제보에 배를 드러낸 물고기. 원인이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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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2012년 금강 백제보 인근. 10월17일부터 24일 동안 금강 하류 29㎞에 걸쳐 물고기 6만마리가 물에 둥둥 떴다. 모두 죽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정밀조사에 나섰다. 1년이 지난 28일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그 원인조차 모르겠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국립환경과학원 측은 "다양한 원인을 두고 조사를 벌였지만 원인 파악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우선 용존산소 부족 문제. 용존산소의 경우 당시 금강은 측정 자료의 최소값이 7.6㎎/ℓ 이상으로 나타나 산소부족 현상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어류가 죽을 가능성이 있는 용존산소 농도의 최소치는 약 2㎎/ℓ 이하이다. 폐사의 원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두 번째 독성. 당시 암모니아 농도 실측치 0.146㎎/ℓ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온과 pH가 고려돼 결정되는 급성과 만성독성 기준(미국 EPA)에 미치지 않았다. 미국 환경보호국(EPA) 기준의 적용 급성농도는 2.419㎎/ℓ이다. 암모니아 독성에 의한 폐사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됐다.

세 번째 급격한 수온 변화. 당시 금강의 경우 사고기간 중 수온이 5℃ 많이 떨어졌고 저서성 대형무척추 동물의 밀도가 낮게 나타나는 특이사항이 있었다. 그러나 폐사와 직접적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온의 경우 2012년 10월16일 18.8℃에서 10월23일 13.5℃로 7일 만에 5℃ 이상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어류는 수온의 급상승에는 취약한데 수온의 급락에는 내성이 강해 폐사의 원인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네 번째 먹이 부족. 어류의 먹이가 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종수와 개체밀도가 2009년에 비해 2012년에는 조금 감소했다. 이에 따라 먹이부족을 의심했으나 폐사체의 외관으로 보아 굶주림 현상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이 밖에 바람에 의한 전도현상, 혼탁수 유입, 조류발생 등 다른 모든 요인에 대해서도 죽은 물고기를 조사했지만 폐사의 원인은 오리무중이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원인 규명에 실패하자 "어류폐사의 원인 규명을 위해 폐사체 등 생체 조직(세포)의 단백질 변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데 국립환경과학원은 이에 대한 전문 인력과 분석 장비가 없어 직접적인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6만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는데 그 원인조차 파악되지 않은 것이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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