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치닫는 시위사태…태국 경제 회생불능?

해외기업 엑소더스·소비심리 꽁꽁·기업경기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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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된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파국으로만 치닫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해외 기업들이 등 돌리는 등 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미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 경제는 2.9%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2년 6.4%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가운데 브루나이와 함께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태국 정부는 최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1%포인트 낮은 3%로 수정했다. 시위가 격화했던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소비심리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말 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73.4를 기록해 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태국 기업의 체감경기지수는 최근 46.9로 1년만에 가장 낮았다.영국 컨설팅업체 메이플크로스트의 '2014년 국가 위험지수'에 따르면 태국은 6.28로 지난해보다 0.7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0~10을 기준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국가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메이플크로스트는 "태국의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고 인프라 투자 같은 주요 사업이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가계소비는 1년째 제자리걸음이고 소비심리가 끝없이 추락하는 등 태국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국에서 영업 중인 글로벌 기업도 하나둘 짐 쌀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 최대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는 태국의 정정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200억바트(약 6500억원) 규모의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철회할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도요타는 태국에서 연간 20만대씩 자동차 생산을 늘릴 계획이었으나 시위 장기화로 계획 변경에 대해 검토 중이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태국 내 매출 가운데 40%나 차지하는 방콕 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마쓰다자동차도 시위 사태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태국 GDP의 7%나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관광 수입 비중이 큰 태국으로서는 최대 성수기인 1월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태국 관광사업협회는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 해외 관광객이 예년보다 30~40%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실 규모는 100억바트에 이른다.

태국 주식시장은 최근 3개월 동안 사이 12%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해외 투자자들은 태국 주식·채권 시장에서 40억달러를 회수했다. 태국 바트화 가치는 6% 가까이 빠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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