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식재산 대출·펀드투자 3000억 될듯

'창조경제 활성화' 국책은행, 금융지원 확대…신한·우리 등 연내 시행될 듯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올해 은행권의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ㆍ펀드투자 규모가 최대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에 따라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IP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21일 "지난해 IP 담보대출ㆍ펀드투자를 시행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올해 지원 규모를 2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IP 담보대출ㆍ펀드투자를 도입했다. 지난해 말까지 IP 담보대출 169억원과 기술ㆍIP 사업화금융 215억원, IP 펀드조성 1120억원 등 총 1504억원 규모를 지원했다.

IP 담보대출ㆍ펀드투자는 기술력이 우수하지만 실적이나 담보가 없어 자금확보가 어려운 중소ㆍ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지식재산을 담보로 금융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다음 달부터 IP 담보대출을 시행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약 500억원 규모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특허청과 업무협약을 통해 조성한 300억원 규모의 IP 전문펀드도 운용할 계획이다.신한 ㆍ우리ㆍ하나 등 시중은행들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IP 담보대출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이공계 출신의 내부 인사와 외부 기술평가 전문인력을 충원해 산업기술평가팀을 신설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상품개발부 내에 창조금융팀을 신설하고 신규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심사부에서 IP 담보인정 등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들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들 은행은 올해 안에 IP 담보대출을 시행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금융권의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늘리기로 한 것과 보조를 맞추는 식이다.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처럼 시중은행들도 IP 담보대출을 빠르면 올해 내에 시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상황에서 IP 담보대출이 은행들의 자금조달을 늘리는 새로운 창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목표한 은행권 중소기업 자금지원(대출순증 기준) 규모는 27.6조원이다. 이 중 시중은행 지원규모는 27.3조원으로 지난해 20.4조원에 비해 33.8%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설정한 중소기업 대출 증가분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 지원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며 "기술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사업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인지도 함께 파악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