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단기 금리 급등…경기회복 걸림돌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단기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경기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유리보(유럽 시중은행 간 거래 금리) 1개월물은 최근 한 달 동안 빠르게 올라 2012년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인 0.2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로존 은행 간 하루짜리 단기자금 조달 금리인 이오니아도 0.36%포인트 오른 0.153%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기회복의 핵심이 초저금리 기조임을 감안하면 최근 단기 금리 급등세는 살아나고 있는 유럽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유로존 가계 대출의 40%와 기업 대출의 75%가 시장 금리에 묶여 있는 만큼 금리 급등은 가계와 기업 경기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찰스 디에벨 영국 로이드 은행 시장 전략 담당자는 "독일을 제외한 유로존 국가들에 낮은 금리는 경기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최근의 빠른 금리 상승세는 향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금리 상승의 요인으로 유로존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통해 빌린 긴급자금을 대거 상환하고 있는 것을 꼽는다.

ECB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들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2주 동안에만 432억유로(약 62조6400억원)의 자금을 상환했다. 이는 1년래 가장 빠른 속도의 자금 상환이다.

은행들은 올해로 예정된 ECB의 스트레스테스트를 앞두고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LTRO를 상환하고 있다. ECB 역시 각 은행들에 대출금 상환을 통해 LTRO 비율을 줄이도록 압박하고 있다. 은행들이 자금을 대규모로 상환하면 시중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금리가 오르게 된다.

제임스 애슐리 캐나다 투자은행 RBC 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경기회복에 따른 장기적인 금리 상승은 예견된 것"이라며 "다만 현재의 금리 급등세는 낮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유로존의 경기하방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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