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 시장 과열, 자산가격 왜곡 때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채권 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정크본드(투자부적격등급 채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인한 자산 가격 왜곡 때문이란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대형 자산운용사 래스본브라더스의 브린 존스 채권 담당자는 8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 채널 CNBC에 출연해 "미국이 대규모 돈 풀기 정책을 취하는 동안 국채 금리가 억눌려 있었고 채권 가격은 올랐다"며 "이것이 자산 가격의 왜곡을 가져왔고 고수익에 혈안이 된 투자자들을 정크본드 시장으로 내몰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경기회복세를 보인 미국 뿐 아니라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유럽에서도 정크본드 발행 열풍이 불었다. 금융분석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캐피털IQ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발행된 정크본드 규모는 전년에 비해 98%나 늘었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늦추면서 정크본드의 수익률은 10%대에서 5~7%대로 떨어졌다.

존스는 "고수익채권은 채권 중에서도 가장 변동성이 크다"며 "정크본드 시장이 커지다보니 요즘에는 투자등급 채권보다 수익률이 낮은 채권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투자자들 중에서는 정크본드에서 투자등급 채권으로 갈아타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투자지관 마틴커리의 마이클 브라운 주식 펀드매니저는 "자산가격의 왜곡으로 인해 기업들의 부채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채권을 발행해 바이백(자사주 매입)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충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통해 자사주를 사들이면 주주들에게는 이득이 되지만 채권 투자자들에겐 피해를 줄 수 있다. 바이백을 통해 주가를 올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이를 위해 채권을 남발하면 채권 값이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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