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시장 결산 "거래부진 속 미결제약정 증가…질적 개선"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2013년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거래부진 속에서도 미결제약정의 안정적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파생상품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7조9000억원으로 2012년 54조6000억원 대비 12.3% 감소했다. 주요 파생상품인 코스피200선물이 18.8% 대폭 감소했고 코스피200옵션도 13.4% 줄었다. 유로선물(+230.3%)과 주식선물(+4.2%)의 거래대금은 증가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장기화에 따른 주식시장 거래 위축과 변동성 축소의 영향으로 파생상품 거래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일평균 거래량은 선물시장의 경우 97만2424계약으로 2012년 대비 7.3% 감소했으며 옵션시장은 코스피200옵션 거래승수 인상 영향으로 2012년 대비 63.0% 줄어든 235만105계약을 기록했다. 유로선물은 유로화 변동성 확대 등으로 2012년 대비 226.9% 증가했다.

전반적인 거래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선물시장의 일평균 미결제약정은 2012년 대비 27.6%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위험 관리수단으로서의 유용성이 커지고,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로선물은 거래량 증가와 함께 203.8% 큰 폭으로 증가해 1만계약을 돌파했다. 10년 국채선물 역시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89.2% 큰 폭으로 증가하며 안정적인 시장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식선물은 일평균 미결제약정이 100만 계약을 상회하면서 2012년 대비 60.5% 증가, 기초자산의 헤지수단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코스피200선물 역시 11.3% 증가한 12만298계약을 기록하며 질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주요 파생상품에서 기관의 거래비중은 감소한 반면, 외국인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선물은 외국인의 비중이 6.5%포인트 늘고 기관의 비중이 5.5%포인트 줄었다. 코스피200옵션도 외국인이 3.3%포인트 증가하고 기관이 4.3%포인트 감소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연계 코스피200선물시장의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2년(3조6000억원) 대비 42.4% 큰 폭으로 감소한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200선물 주간시장 거래량 감소 및 오버나이트 리스크 관리 수요 감소 영향이다.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ex) 연계 코스피200옵션시장은 CME연계 코스피200선물시장과 달리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이 441억원으로 2012년(377억원)대비 17.0% 증가했다. 다만 거래승수 인상 영향으로 일평균 거래량은 2012년 대비 36.5% 감소했다.

한편 미국달러옵션은 지난해 9월 리모델링 후 11월 말 일 거래량이 1000계약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결제약정이 증가하고 있어 미국달러선물과 함께 효율적인 환위험 관리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다.

거래소는 "올해도 변동성지수선물 등 신상품 상장, 거래부진 상품의 리모델링 및 해외거래소와의 연계거래 활성화 등 파생상품시장의 균형적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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