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은신' 조계사 일촉즉발…경찰 추가 투입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포함 지도부 4명 은신…경찰 250여명 배치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 4명이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 이른 아침부터 경찰병력이 대거 투입되고 검문검색이 강화되는 등 긴장감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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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수배 대상자는 박 부위원장만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 중이며, 사찰 주변에 3중대 250여명을 배치했다. 전날 경찰은 1개 중대만을 편성했지만 체포를 본격화하기 위해 배치인력을 늘렸다. 노조 지도부는 전날 밤 조계사 경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첩보를 입수하고 곧바로 전격 수색에 나섰지만 노조원들이 이미 경내에 진입해 즉각 검거는 불발됐다.

경내에 있는 박 부위원장의 모습이 일부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지만, 이날 오전부터는 노조원들이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박 수석부위원장의 모습이 잡혔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며 "절 안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밖에서 지키고 있다가 나오면 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오전 9시 50분께는 대한성공회 유시경 신부 외 2명이 조계사를 방문, 극락전 안에 있는 노조 지도부들과 5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유 신부는 "모든 종교계가 민노총과 함께하고 지지한다. 부족한 게 있다면 우리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는 "앉아서 조용히 담소를 나누고 있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2시 용산 철도회관 6층에서 노조 지도부 일부가 조계사 내에 은신해 있는 현 상황과 향후 일정에 대한 브리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계사는 "휴일이라 스님들이 지역 사찰에 가 있는 관계로 내일 서울로 올라오면 조계사 차원의 입장발표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조계사 측에서 은신해 있는 노조 지도부들을 강제로 내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을 포함한 총 27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미 검거된 2명을 제외한 25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지난 22일 민주노총 본부에 지도부 9명이 은신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건물 강제진입을 시도하며 작전에 나섰지만 한 명도 검거하지 못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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