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금경색 악몽 재현…기업들에 불똥튈라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에서 고조되고 있는 은행권 자금경색 우려가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연결돼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 자금경색 우려는 주식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은행권 자금경색은 중소은행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연결돼 은행들이 연쇄 붕괴할 가능성이 크고, 기업들의 대출 축소 및 주식·채권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지난 20일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해 첫 거래를 마친 중국 11위 은행 광다(光大)은행은 공모가 3.98홍콩달러 보다 2.8% 낮은 3.87홍콩달러에 거래돼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광다은행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30억달러로 올해 홍콩 IPO 사상 최대 규모였는데, 홍콩에서 대규모 IPO를 단행한 기업이 실망스런 데뷔전을 치르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도 자금경색 불똥이 튀었다. 미국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는 블룸버그 중-미 지수는 지난 일주일 사이에 1.6% 하락했다. 마카오 카지노 업체인 멜코크라운엔터테인먼트는 뉴욕 주식시장 거래가격이 홍콩 거래가 보다 2.1% 낮아져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재등장을 여실히 드러냈다. 베이징 소재 인터넷 보안업체 NQ모바일도 최근 한 주 사이 주가가 5% 하락했고, 중국판 유튜브인 여우쿠 투도우는 일주일 낙폭이 7%를 넘어 뉴욕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뉴욕 소재 펀드회사 바론 캐피털의 마이클 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식시장에 거래되고 있는 많은 중국 기업들이 당분간 자금경색 우려의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자금경색 상황이 더 나빠진다면 2014년 중국 기업 투자는 낙관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중국 정부는 지난 6월 호되게 치렀던 자금경색 악몽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단기자금시장의 지표금리로 쓰이는 7일물 RP 금리는 7.60%로 지난 6월 8% 기록에 근접해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단기유동성조작(SLO)을 통해 사흘 연속으로 시중에 모두 3000억위안(약 52조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SLO는 주요 은행 12곳을 대상으로 단기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거나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중국 자금시장에 '돈 줄'이 말랐다는 소문이 경제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을 우려한 정부 당국은 언론들에 '자금경색' 보도 자제를 요청한 상황. 특히 경제지 기자들에게 이번 상황을 과장 보도하는 것은 물론 '자금경색'이라는 용어 사용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에서 언론 검열을 담당하고 있는 중앙선전부는 지난 6월 자금경색 우려가 높아졌을 때에도 각 언론매체에 공문을 보내 금융시장 관련 이슈를 다룰 때 '자금경색', '불충분한 유동성'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문제는 중국의 단기금리 급등 상황이 일시적으로 안정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반복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산 기준 중국 4위 은행인 중국은행은 최근 2014년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은행권의 유동성 여건은 내년에도 빡빡한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14년은 유동성 공급을 꺼리는 인민은행의 정책 기조와 미국의 테이퍼링(점진적 양적완화 축소)이 맞물리는 해여서 은행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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