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터키-북키프로스 잇는 수중 송수관 사업 본격화

송수관 수중 280m 지점에 설치,북키프로스에 연간 7500㎥ 물공급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터키의 담수를 키프로스에 공급하는 해저 송수관 사업을 본격화했다. 터키계 북키프로스의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해저 송수관 사업에 착공해 1km를 가설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터키 연안의 아나무르 근처 알라코푸르 댐가 북키프로스의 게시트코이댐을 연결하는 송수관 사업 중 가장 복잡한 단계의 사업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이 송수관은 총연장 107km이며 이 가운데 수중 송수관 길이만 80km에 이른다. 현재 댐 공사는 90% 이상 진행됐다.

송수관은 해저면에 설치되지 않고 수중에 떠있는 형태로 가설된다. 당초 수심 130m지점에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지진과 쓰나미, 선박침몰 등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수심 280m지점에 설치하는 쪽으로 설계가 변경됐다.

터키는 내년 6월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드래곤 강에서 연간 7500㎥의 물이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터키가 해저 송수관 사업에 나선 표면상의 이유는 터키계 키프로스의 물부족 탓이다. 세계자원연구소에 따르면, 건조 기후인 키프로스는 세계에서 물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17개국 중 한 곳이다. 터키의 연평균 강수량은 19.7인치로 콜롬비아의 한달 강수량과 비슷하다.

송수관은 24시간 물을 공급해 농부들이 재배 작물을 다양화하고 대수층의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터키 측 주장이다. 키프로스가 현재 하고 있는 24시간 물공급은 북키프로스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다.

키프로스는 터키계 북키프로스와 그리스계 남키프로스로 분단돼 있으며 그리스계가 전체 110만 인구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39년전 키프로스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그리스와 통일을 추진하자 침공하기도 했던 터키는 지난해 북키프로스에 8억리라(3억8800만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는 등 분리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터키 정부와 키프로 정부의 견해는 판이하다. 터키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해 “양측 평화의 기회”라 환영하지만 키프로스 정부는 “경제와 환경 측면에서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다는 주장이다.

터키는 물 뿐 아니라 전력도 해저송전선을 통해 북키프로스에 송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결방식도 다르다. 터키계 키프로스인들은 터키의 물에 의존하는 것을 찬성하는 반면, 그리스계 터키인들은 담수화설비를 택하고 있다. 그리스계 키프로스는 기존 두 개의 담수화설비 외에 추가라 3개의 담수화 공장을 건립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워싱턴의 조사회사인 WRI의 폴 리그 연구원은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의 거의 모든 담수는 매년 농가와 기업,가계의 수요를 맞추느라 거의 다 소비되고 있는 만큼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변지역에서 공급받는 담수나 해수담수화, 도시와 기업,농업용 물의 효율적인 사용과 같은 대안이 없다면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는 담수 공급이 조금만 감소하거나 늘어나도 취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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