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불신하고 문제는 많아" 고윤화 청장, 기상청 셀프개혁 착수

고윤화 청장

고윤화 청장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기상청이 대대적인 구조개편에 착수했다.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4개월간 태스크포스가 가동돼 기상청에 대한 조직진단과 평가, 신사업발굴은 물론이고 조직 내외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까지 전(全) 부문에서 개혁방안을 찾기로 했다.

환경부 출신의 고윤화 청장은 지난 9월 취임후 석 달간 기상청의 현황과 문제점 등에 대한 파악을 마친 뒤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기상청은 그간 서울대, 연세대 등 특정 학맥이나 인맥의 파벌이 형성돼 있어 조직 내 갈등요인으로 부각됐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기상장비 도입에도 특정 인맥과 특정 회사가 유착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내부적으로는 정책, 집행, 연구 등 기능이 혼재해 있고 책임과 권한이 모호해 급변하는 외부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본부에 집행 기능이 집중되면서 지방조직이 약화해 본부와 지방 간 명확한 역할분담이 이뤄지지도 못했다. 기상 장비 구입 과정에 크고 작은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아 '비리청'이라는 오명을 받았다.

고 청장(한양대 기계공학과 학사, 리즈대 석박사)은 "그동안 기상청은 조직ㆍ인사ㆍ예산 등 내ㆍ외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상업무 개혁시스템 부재와 잦은 기상장비 도입 비리 의혹 등의 언론보도로 인해 국민들의 불신을 산 바 있다"고 자성했다. 그는 또 "예보 중심으로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고 급변하는 외부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나야가야 할 방향, 목표, 비전 설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스크포스팀의 명칭은 '창조개혁기획단'이다. 이희상 강원지방기상청장이 단장을 맡았으며 기상업무개혁팀과 행정관리개혁팀 총 11명의 기상청 내 전문가와 환경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기획단은 전문 컨설팅 업체에 조직 진단을 의뢰하고 미국ㆍ일본ㆍ영국ㆍ중국 등 각국의 기상 조직을 벤치마킹하는 방안도 추진한다.기획단에서 마련한 시급한 사항은 최종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우선 시행할 예정이다. 공공데이터의 개방기조에 맞춰 공공서비스는 기상청이 담당하고 민간서비스는 민간기상사업자가 담당할 수 있도록 역할을 정립하기로 했다. 환경부와의 협업을 위해서는 환경기상 업무를 발굴하는 한편, 환경부와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하기로 했다.

고 청장은 기상장비인 '라이다'와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에는 라이다 도입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제3자를 통해 라이다 기술에 대해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라이다는 적외선으로 순간 돌풍을 감지해 공항 관제시설 등에 경고하는 장비로써 도입과정에 비리가 있었고 기상청의 구매거부에 제작사가 반발하는 등 갈등이 여전하다.

한편, 고 청장은 미세먼지 예보와 관련해 "미세먼지는 자연현상인 황사와 달리 인공적인 오염물질"이라며 "환경부가 현황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만큼 환경부가 예보 등 모든 업무를 총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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