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지방선거서 집권여당 승리

75% 개표 상황서 196곳 시장선거 승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7일(현지시간) 치러진 베네수엘라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승리해 고(故)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후계자를 자처해 온 니콜라스 마두로의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75% 가량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196곳 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야당 연합이 승리한 곳은 53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당과 야당 연합의 득표율은 각각 44.16%, 40.56%로 득표율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베네수엘라는 전날 337명의 시장과 2455명의 시의원을 뽑는 지방선거를 실시했다. 지난 4월 마두로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가 마두로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이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해다.

마두로는 취임 후 살인적인 물가, 생필품 부족, 대규모 정전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10월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은 16년 만에 가장 높은 54%를 기록했다.

하지만 물가 안정과 생필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 지난달 초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마두로는 군대를 이용해 전국 주요 도시의 유통업체 매장을 장악하고 제품 값을 내리지 않은 유통업체 임원들을 구속하는 방식으로 가격 통제에 나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현지 여론조사업체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해 마두로에 대한 지지율이 9월 초 41%에서 11월에 50%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BOA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애널리스트는 "11월 초의 가격 통제 정책이 마두로의 지지율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여당에 대한 지지율도 야당에 9%포인트 가량 앞섰다.

마두로 본인은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TV에 지속적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베네수엘라의 한 대학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마두로는 하루 평균 90분씩 TV에 출연했다. 이는 차베스가 평균 50분 출연했던 것보다 두 배에 가까운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마두로는 지난 4월 차베스 사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50.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 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1.5%포인트로 45년만에 가장 적었다.

차베스는 사망 직전 치른 지난해 10월 대통령 선거에서 5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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