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공식별권 철회 44년후에나"…日 먼저 철회 요구

군용기 충돌 피하기 위한 공중위기관리 체제 구축 제안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관련해 중국이 일본에 공중 위기관리 체제 구축을 제안하고 나섰다. 양국 간의 예기치 않은 충돌사태를 피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29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군 관계자는 자국의 방공식별구역 철폐가 44년 뒤에나 이뤄질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이날 교도(共同)통신은 중국의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전 일본 외상,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자민당 부총재 등 전·현직 의원들과 만난 가운데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외교부장 출신으로 현재 중·일우호협회 회장이기도 한 탕 전 위원은 다른 20개국이 유사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사실까지 들어가며 중국의 정당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불만을 토할 이유가 없다며 불쾌감까지 드러냈다.

교도통신은 탕 전 위원의 제안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기정사실로 못 박으려는 속셈”이라며 “앞으로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공식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실제로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28일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철회라면 44년 뒤에나 생각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는 1969년 설정된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빗댄 것으로 일본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민간 항공사들에 비행계획을 중국 당국에 제출하지 말도록 요청한 것과 관련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민간 항공기의 정상 비행에 어떤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보장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한국·미국·일본은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군용기를 들여보내며 맞서고 있다. 중국 공군의 선진커(申進科) 대변인은 인민해방군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가 '방어적 조치'로 국제 관례에 따라 초계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국 공군이 자국 공역을 굳건히 수호하기 위해 “최고 경계태세로 다양한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일본 자위대 항공기가 28일 중국 방공식별구역 내를 비행한 것에 대해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확인하고 상황을 전적으로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대응방안도 이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9일 미군과 자위대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 공역의 경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은 항공자위대의 공중조기경보관제기 E2C 상설 부대를 오키나와현(沖繩縣) 나하(那覇) 기지에 신설하고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한편 미국과 일본은 오키나와 앞바다에서 전개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언론에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도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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