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비전' NCR 규제완화 연기…증권가는 '울상'

금융위, 27일 '금융비전' 발표
'경영 악화' 중소형社 불만 확산
업황 부진 속 M&A 활성화 여부도 미지수
유망기업 상장 급감…IPO 활성화엔 기대
'큰 그림' 차원 논의…세부계획 구체화돼야


▲ 서울 여의도 증권가(자료사진)

▲ 서울 여의도 증권가(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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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콜차입 규제 문턱은 높이더니…"금융당국이 발표한 '금융비전'을 놓고 증권업계 곳곳에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위탁수수료 급감 등 사상 최악의 업황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데도 영업활동 운신의 폭을 늘려주는데 너무 인색하다며 적잖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7일 금융위원회는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금융비전)'을 발표하며 증권업계 숙원이었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카드를 2014년 1분기에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 동안 증권사들은 해외 자회사 출자금을 영업용순자본에서 100% 차감토록 한 현행 산출방식이 NCR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해 왔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이대로 주저앉으라는 것이냐"는 탄식도 나온다. 최근 콜차입 규제를 강화해 자금조달 주요 창구를 봉쇄해 놓은 상황에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 활성화를 위한 대책임에도 그 동안 수차례 개선요구가 있었던 NCR 규제 완화를 내년 1분기로 연기한 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금투업계 내 경쟁환경 조성과 혁신을 위한 증권사 간 인수합병(M&A) 지원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증권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실효성 없는 인센티브로는 증권사들의 M&A 시장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비전에 담긴 영업인가요건 우대 등을 능가하는 강력한 촉진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사는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M&A를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회사들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세제혜택 등 좀 더 심질직인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됐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유망기업들의 주식시장 상장(IPO) 활성화 방안에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주식시장 상장과 관련해 요구조건과 심사항목 등을 대폭 간소화한 조치가 기업들의 IPO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금융비전에는 상장심사항목을 절반 수준으로, 심시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 이내로 줄이는 등의 개선안에 포함됐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IPO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주식발행시장(ECM)팀 등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의 영업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망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진다면 증권업계 활성화에 긍정적 여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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