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소득은 늘고, 소비는 줄고…가계 흑자 사상 최대

통계청, 3분기 가계동향 발표
가계수지 흑자액 95만9000원..통계조사 이래 최대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3·4분기 기준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증가했지만 지출은 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국민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것이다.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3/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3분기 월평균 소득은 42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소득 기준으로는 1.6% 증가했다.

3분기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9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하지만 실질 소비지출 기준으로는 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가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소비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식료품·비주류음료의 소비는 전년 대비 2.5% 감소했고, 통신과 오락·문화 부문 소비도 각각 1.3%, 0.4% 줄었다. 기타상품·서비스 부문의 지출도 7.4% 감소했는데, 통계청은 영·유아 보육료 지원에 따른 어린이집 지출감소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세금, 연금, 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소득세, 재산세 등 경상 조세는 16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연금과 사회보험은 각각 4.1%, 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취업자수가 증가하면서 소득세, 재산세 등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은 늘고, 소비는 줄어들면서 가계수지 흑자규모는 통계를 조사한 이래로 가장 컸다. 3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45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액은 95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8.6% 늘었다.

박 과장은 "가계수지 흑자가 많이 있는데, 지출은 그것을 못 따라간다"면서 "여유는 있지만 소비심리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해서 지출을 자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