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포스트 회장'을 놓고 포스코 내부에서 재무·관리 출신이냐, 엔지니어 출신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이사회는 정준양 회장의 사퇴 의사 표명으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뽑는다. 이사회는 주총에 앞서 내년 1월께 사외이사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를 갖고 차기 회장을 사실상 확정한다.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로는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가 민영화 기업인 만큼 현재로서는 내부 출신이 유력하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실제 2002년 포스코 민영화 이후 외부 출신 회장은 전무하다. 민영화 이전에도 외부에서 영입된 케이스는 1994년 김만제 전 회장이 유일하다.
이런 맥락에서 차기 회장은 사내 재무·관리 출신과 엔지니어 출신 간의 대결 구도로 압축된다.
내부 현직 인사 중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재무·관리 출신은 박기홍 포스코 사장과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이다. 박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영기획실장, 재무실장, 성장투자사업부문장, 전략기획총괄 등을 맡아와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이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예산실장, 자금관리실장, 기획재무부문장 등을 거쳐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이후에는 자원개발을 주도하는 등 '기획통'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시 재계인사로 수행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김준식 사장이 유일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는 포스코 입사 후 광양제철소장 등 주요 현장 요직을 다 거쳤다.
외부인사 중 하마평이 돌고 있는 포스코 출신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엔지니어 출신이다. 구 부회장은 버클리대 재료공학 박사 출신으로 1988년 포스코에 스카우트돼 1993년까지 상무로 재직한 바 있다.
역대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재무·관리 출신과 엔지니어 출신이 대결했다.
2009년 정준양 회장이 선임됐을 때도 엔지니어 출신인 정 회장과 재무·관리 출신인 윤석만 전 포스코 사장이 경쟁했었다. 당시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추천위원회도 검증과정에서 '풍부한 현장경험이냐' '대내외 관계 개선 및 조직 관리냐'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승자는 제철소 운영노하우를 갖춘 정 회장이었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포스코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 역대 포스코 회장들은 재무·기획통보다는 제철소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 많았다.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역대 회장은 황경로 전 회장(1992~1993년)이 유일하다.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회장을 맡은 정명식-유상부-이구택-정준양 회장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하지만 변수는 많다. 현재 정치권에서 포스코에서 은퇴한 몇몇 인사들과 정치인들이 포스코 차기 회장을 겨냥해 뛰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중 내부 출신은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외부 출신은 낙하산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누가 되더라도 차기 회장은 위기의 포스코 조직을 잘 이끌 만한 인사가 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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