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매출 죽쑨 빼빼로의 3대 불운

-하루 전날 대형마트 휴무
-日 방사능 원료 사용 논란
-업체간 과자값 제살깎기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올해로 30년째를 맞는 빼빼로데이(11월11일)가 3대 악재를 만났다. 빼빼로데이는 지난 1983년 롯데제과에서 초코 빼빼로를 처음 출시했는데, 당시 영남지역 소재 여중생들 사이에서 '빼빼로처럼 빼빼하게 되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는 것에서 유래됐다.

젊은이들 사이에 시작된 빼빼로데이는 전 국민적인 기념일로 자리 잡으면서 매년 시장이 급성장해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대형마트 휴무 ▲일본 방사능 오염 우려 ▲본 제품 이외의 유사제품난립으로 인한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른바 '대일본'라는 3대 악재를 만났다. 올해 빼빼로데이 대목인 지난 주말, 대형마트가 영업규제로 문을 닫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빼빼로데이에는 해당일 직전에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일요일 휴무로 인한 타격이 크다"이라며 "특히 제과업체들은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제과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대량으로 빼빼로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 매출에 큰 영향을 준다"며 "정부의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원망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빼빼로데이 전날 환경단체가 제기한 방사능 원료 사용 가능성 제기도 악재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10일 일부 초코과자에 일본산 원료가 사용됐거나 사용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롯데제과의 빼빼로, 아몬드빼빼로, 누드빼빼로 등은 코코아매스와 코코아버터, 기타가공품의 원산지가 제대로 표기돼 있지 않으며, 해태제과의 포키에는 코코아매스가 일본산으로 표기돼 있다는 것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이 업체들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도 후쿠시마 인근 8개현에서 식품 원료를 다량 수입해 왔다"며 "일본산이 의심돼 여러 차례 원산지 표시를 하라고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수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환경단체가 발표한 빼빼로의 일본 후쿠시마산 원료 사용 의혹에 대해 해당 지역 원료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5월 이후 일본산 원료를 전혀 수입한 사실이 없고, 현재 빼빼로를 비롯한 모든 제품은 안전한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들 지역 원료를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해태제과 관계자도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는 모두 고베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후쿠시마에서 들어오는 원료가 쓰인 제품은 하나도 없다"고 해명했다.

재품 난립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도 문제다. 당초 롯데제과가 만들었지만 이후 제과업체는 물론 소규모 업체들도 유사한 제품을 만들면서 관련 상품이 100여종을 넘어서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매출을 분석해봐야 알겠지만 불황에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빼빼로데이 매출 성장률이 30년 만에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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