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페이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75년 독점으로 망가진 멕시코 석유산업 개방 나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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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우리 경제 발전에 속도를 낼 기회가 우리나라 안에 있다. 우리가 국가로서 내리는 결정에 달려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47) 멕시코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이렇게 말하며 석유산업 개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석유산업을 개방하기 위해 헌법 27조, 28조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멕시코 헌법은 자국 내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을 페멕스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민간 기업이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와 함께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개발, 석유 정제·저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멕시코 정부는 해외자본의 투자를 받으면 현재 페멕스의 기술력이 미치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개발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한다. 페멕스는 아직까지 심해 에너지 탐사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페멕스가 심해 에너지 탐사기술을 갖추지 못한 건 이 회사가 1938년 이래 멕시코 시장을 독점한 데에서 비롯됐다. 멕시코 시장을 독차지하면서 경영이 방만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부패가 끊이지 않았고 국제 경쟁력이 점점 뒤떨어졌다. 심해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면 멕시코 경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까. 멕시코 심해에는 원유 300억배럴과 천연가스 500조 입방피트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브라질의 에너지 부존량과 맞먹는 규모다. 우드로윌슨센터의 던컨 우드 멕스코연구소장은 최근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셰일가스와 셰일오일보다 큰 자원”이라며 “멕시코 경제정책에서 100년 중 최대 변화”라고 평가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젊은 추진력으로 멕시코 경제의 최대 변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전기 엔지니어 부친과 교사 어머니 사이 4남매중 장남으로 멕시코시티 인근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경영전문대학원을 마친 뒤 숙부 아르투로 몬티엘 아래에서 정치에 입문했다. 페냐 니에토는 영화배우 같은 외모를 십분 활용해 2005년에 멕시코주 주지사에 선출됐다.

그는 2010년에 TV 드라마 스타 앙헬리카 리베라와 재혼하며 화제를 뿌렸다. 그의 첫 부인은 2007년에 부정맥으로 세상을 떴다. 이에 앞서서는 혼외 관계에서 아이를 뒀다는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는 제도혁명당(PRI) 대통령 후보로 나서 지난해 12월 38%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이전에 두 차례 집권한 국민행동당(PAN)이 경제를 살리는 데 실패하자 멕시코 유권자들은 PAN에 등을 돌렸다. 그가 페멕스 민영화와 함께 대선공약으로 내건 계획이 페멕스 민영화다.

페멕스 독점 타파는 카를로스 살리나스(1988~1994년), 비센테 폭스(2000~2006년), 펠리페 칼더론(2006~2012) 등 전임 대통령들도 시도했지만 실패한 난제다. 칼더론 전 대통령은 페멕스가 할리버튼 같은 해외 석유회사를 끌여들여 심해 에너지를 시추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진척을 보지 못했다.

좌파는 정부에 맞서 석유산업 개방이 해외 자본이 멕시코 자원을 장악하도록 하는 것이고 국가의 재산을 자산가 세력에게 넘기려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포브스는 멕시코 의회가 헌법 개정안을 연말까지 통과시킬 게 확실시된다고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내년에는 엑슨모빌, 페트로차이나, 노르웨이의 스태토일 같은 석유회사가 멕시코의 원유와 천연가스 탐사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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