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硏, "은행, 대기업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야"

[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대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은행들도 유동성 및 신용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9월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을 시작으로 올해 4월 STX그룹, 9월 동양그룹이 차례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대기업 유동성 위기 이후의 자금흐름 변화와 은행권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침제가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조선·건설업 등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율)을 살펴보면 2010년 5.65배에서 지난해 4.17배로 하락했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줄어 이자지급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 있어 기업의 유동성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예상되는 회사채 만기 규모는 43조원으로 내년에는 사상 최대인 48조원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로 기업들이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한 탓이다.

잇따른 대기업 위기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생긴 양극화도 유동성 위기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0월 회사채 발행 60건(4조8755억원) 중 BBB급 이하는 3건(480)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량등급 위주의 회사채 발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의미다. 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 양극화로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중견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수요가 증대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권 연구원은 시중 자금이 MMF에서 은행 단기수신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은행에 단기수신 자금이 대거 몰릴 수 록 경기가 좋을 때 자금이 한꺼번에 유출될 수 있어 은행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동양 사태와 유사한 2003년 SK글로벌 사태 당시 MMF에서 월평균 2조4000억원이 유출된 반면 은행예금에는 월평균 3조7000억원이 순 유입된 바 있다.

권 연구원은 "비우량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는 향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한계기업에 대해 자금 공급 확대를 사전에 방지하고 정상기업 고객을 확보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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