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어제 30대 그룹 사장단을 불러모아 투자와 고용 확대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산업부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는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윤 장관은 당초 149조원 투자ㆍ13만명 고용 계획에서 155조원 투자ㆍ14만명 고용으로 늘린 약속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10대 그룹은 맨 앞에 앉고 나머지는 두세 번째 줄에 도열해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치는 사진도 찍었다.
과거 정부에서도 자주 보아온 모습이다. 연례행사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엔 1년에 몇 차례 만났다. 대통령이 나서면 그룹 총수가, 부총리나 장관이 나서면 사장단이 파트너로 나오는 게 다를 뿐 나누는 대화 내용은 거의 같다. 정부는 경제상황이 어려우니 투자와 고용 확대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한다. 재계는 당초 투자ㆍ고용 계획보다 늘릴 테니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를 풀어달라고 호소한다. 그래도 규제는 계속 늘었고 기업의 투자ㆍ고용 확대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기업 규제는 2009년 1만1521개에서 지난해 1만4548개로 매해 1000개꼴로 늘었다. 올 들어서도 500개 이상 추가됐다. 지난해 30대 그룹은 149조원 투자를 약속했지만 실제 투자금액은 138조원으로 11조원 미달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62조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연간 투자계획의 41.5% 수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집행률 46%에 못 미친다.
기업인들을 집합시켜 다짐받고 사진 찍는 보여주기식 간담회로 투자와 고용이 살아날까. 장관은 바쁜 기업인을 부르지 말고 찾아가라. 경제단체 모임이나 생산현장에 가서 업계 의견을 듣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며 해결방안을 찾아라. 정부가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좌우할 수 없고 강요해서도 안 된다. 불필요한 규제를 찾아 없애는 등 기업이 애로 없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면 된다.
기업들도 규제 탓을 하기 이전에 기업가정신을 되살려 투자할 데는 과감하게 투자하라. 기업은 이윤확대를 위해 움직이는 조직이다. 투자나 고용을 결정할 때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이 고려 변수는 될지언정 전부는 아니다. 기업 규제는 그전에도 있었고 공정경쟁과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도 있다. 정부와 기업, 만나지만 말고 할 일을 제대로 해야 경제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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