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안방불패' 징크스를 넘어라

ACL 결승 1차전이 벌어진 서울월드컵경기장[사진=정재훈 기자]

ACL 결승 1차전이 벌어진 서울월드컵경기장[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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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중국전 무패와 안방불패의 대결.'

한중 프로축구의 자존심 FC서울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패권 다툼이 징크스 극복의 장으로 이어졌다. 서울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2대 2로 비겼다. 패색이 짙던 후반 38분 데얀(데얀 다미아노비치)의 동점골로 한숨을 돌렸다.

안방에서 기선제압에 실패한 서울은 다소 부담을 안고 다음달 9일 열리는 원정 2차전을 맞게 됐다. 결전지인 톈허 스타디움에서 6만 관중의 일방적 응원은 물론 홈 텃세와 맞서야 한다. 경우의 수와 무관하게 무조건 승리가 필요한 상황. 0대 0 혹은 1대 1로 비겨도 원정 다 득점 원칙에 따라 우승컵은 광저우에게 돌아간다.

녹록지 않은 여건과 마주한 서울로선 중국 클럽과 맞대결 전적에서 우위를 보인 게 위안이다. ACL 예선과 토너먼트를 거치며 치른 4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선 지난 시즌 자국 슈퍼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장쑤 세인티와 두 차례 맞붙어 2전 전승(5대 1 승, 2대 0 승)을 거뒀다. 16강전에서도 3위 팀 베이징 궈안을 1승1무(0대 0 무, 3대 1 승)로 따돌렸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아직까지 우리는 중국 팀에 한 번도 지지 않았다"며 "마지막까지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광저우는 안방에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조별예선부터 전북현대(한국),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 우라와 레즈(일본)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홈으로 불러 7골을 몰아치면서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전북과 0대 0으로 비긴 게 그나마 '옥에 티'로 보인다. 토너먼트에서도 준결승까지 치른 6경기에서 센트럴코스트(호주), 레퀴야SC(카타르),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연파하며 승승장구했는데 이 가운데 안방에서 무려 9골을 넣고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FC서울 공격수 데얀이 광저우 수비수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FC서울 공격수 데얀이 광저우 수비수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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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을 향한 첫 관문을 무난하게 넘긴 마르첼로 리피 광저우 감독은 "결승 2차전을 생각하면 (1차전 무승부는) 나쁘지 않은 결과"라며 "광저우에서 치르는 90분을 통해 최종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유를 부렸다.

전세를 뒤집기 위한 서울의 마지막 승부수는 '서울 극장' 재현이다. 올 시즌 유독 드라마와 같은 '반전스토리'가 많아 붙여진 별칭이다. 악명 높은 중동 원정을 통해 얻은 자신감도 빼놓을 수 없는 무기다.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의 8강전은 물론 에스테그랄(이란)과의 준결승에서도 부정적 전망을 뒤로하고 선전을 펼쳤다.

최 감독은 "모든 원정이 쉽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에 개의치 않고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다"며 "예상을 뒤엎을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주장 하대성도 "사우디나 이란에 비해 중국 관중에게서 그다지 위압감을 느끼지 못했다"며 "1차전에서 경쟁력을 보인 만큼 광저우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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