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 어디서 본듯한데? '엇나간 상처' 속 기막힌 삼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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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용희 기자] 배우 이민호와 김우빈이 박신혜를 사이에 두고 갈등을 예고했다. 하이틴 로맨스물의 전형적인 전개방법이다.

그런데 그 흐름이 이전 '꽃보다 남자'와 흡사하다. 이전에 꽃남에서도 구혜선을 사이에 두고 이민호와 김현중이 대립했다. 이번에도 그때와 비슷한 것.게다가 이번에도 상류층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소 과장되게, 또 다소 드라마틱하게 풀어가고 있다.

24일 오후 방송된 SBS 드라마 '상속자들'(극본 김은숙, 연출 강신효)에서는 김탄(이민호 분)과 최영도(김우빈 분)가 차은상(박신혜 분)을 매개로 서로 대립하고 상처를 재확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탄은 방송 시작부터 최영도와 극적인 재회의 시간을 가졌다. 최영도는 "다시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말과는 달리 가족사에 대한 상처를 후벼 파는 언사로 김탄을 언짢게 만들었다.그들의 신경전은 차은상을 둘러싸고 더욱 격해졌다. 최영도는 김탄을 자극하기 위해 일부러 차은상의 다리를 걸고, 넘어지는 그를 다시 부축해주는 행동으로 존재감을 피력했다.

이에 김탄은 "차영도랑 가까이 지내지 마라"고 경고했고, 차은상은 "영도가 내게 접근하는 것도 네 탓이다. 내가 마주치지 말아야 할 사람은 오히려 너"라는 대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상속자들'은 상류층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들에게서 돈과 권력의 겉옷을 벗기면 결국은 우리들 사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극중 이민호는 가진 게 너무 많아서, 있지 말아야 할 마음의 상처까지 지닌 인물 김탄으로 열연중이다. 김탄은 제국 그룹의 '사생아'란 어둠을 간직하고 있다.

가정은 김탄에게 따뜻한 보금자리와는 거리가 먼 공간이다. 후처의 자식이란 낙인은 그에게서 형의 존재를 빼앗아갔고, 물욕에 눈이 먼 친모는 자식의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 한다. 차은상은 김탄에게 그런 정서적 부족함을 채워주는 존재인 것.

김우빈도 그런 김탄의 상대역 최영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연기로 반항아 최영도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높이고 있다.

김탄과 최영도는 서로가 상대에게 거울 같은 존재들이다. 그 역시 가정불화의 아픔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영도는 '배신'이란 이름으로 그들의 관계를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동족 혐오에 가까운 질투심을 내비친다.

결국 '상속자들'은 상처받았지만 그 아픔을 달랠 방법이 없는 젊은 청춘들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미 사춘기를 보낸 시청자들은 그들이 고민 수준에서 유치함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런 비릿한 풋내야말로 이 시대 청소년들의 적나라한 단면이기도 하다.


황용희 기자 zonehee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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