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AIG 소송 증인 채택여부 판결 뒤집혀

항소법원 "의장 재직동안 증언할 필요 없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08년 9월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구제금융 건과 관련해 법정에 나와 증언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뒤집혔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16일(현지시간) 버냉키가 FRB 의장으로 재임하는 한 AIG 구제금융 관련 소송에 나와 증언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지난 7월 버냉키가 법정에 나와 증언을 해야 한다고 결정했던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AIG는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다음날인 2008년 9월16일 연방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한때 지분 12%를 보유해 AIG의 최대 주주였던 스타 인터내셔널은 2011년 AIG 구제금융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고 버냉키 의장을 증인으로 요구했다. 당시 스타 인터내셔널은 불법적으로 취해진 정부의 구제금융 조치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스타 인터내셔널은 모리스 행크 그린버그 전 AIG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으로 있는 금융서비스 회사다.

스타 측의 버냉키 의장 증인 요구에 미 정부는 버냉키 의장의 증인 채택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제출했다. 연방 항소법원은 버냉키 의장이 FRB 의장으로 있는 동안 증언을 하는 것은 정부 활동에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면 판결을 뒤집은 이유를 밝혔다. 또 스타 인터내셔널 측이 정부 고위 관계자를 증언대에 세울 법적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스타측 데이비드 보이어스 변호사는 버냉키 의장의 임기가 끝나면 증언대에 세우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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