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스페인에 투자 늘리는 美 대형은행들

국채 선호도 높아져…익스포저 규모 다시 증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럽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든 가운데 그리스·스페인 등 유럽 주변국들에 대한 미국 대형 은행들의 투자가 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투자은행들은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심화하자 2011년부터 이들 국가에 대한 투자를 점차 줄여왔다. 특히 지난해 초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은행들에 대(對)유럽 거래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렇듯 은행들은 당국으로부터 유럽 투자 리스크를 줄이라는 압박에 계속 시달렸다.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JP모건·시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BoA)·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유럽 주변국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다시 늘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3분기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JP모건의 익스포저 규모는 140억달러(약 15조원)로 2011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유럽 주변국에 대한 골드만삭스의 익스포저도 지난해의 두 배로 증가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외면 받았던 유럽 주변국 국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그리스 국채시장에 투자한 상품들의 총수익률은 34%다. 이는 올 상반기 미국 국채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며 199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시장이 회복되면서 연말까지 이들 주변국 국채의 투자 수익률이 4%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국가의 성장세가 여전히 미약하고 이들 국채와 선진국 국채와의 금리차(스프레드)가 큰 만큼 주변국 국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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