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산업協 국제세미나 중단 왜?

한국음주문화센터 "출연금 미지급 보상하라"

한국음주문화센터 직원들이 한국주류산업협회가 개최한 국제세미나장을 점거하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음주문화센터 직원들이 한국주류산업협회가 개최한 국제세미나장을 점거하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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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알코올치료병원을 강제로 문 닫게 한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알코올 유해성 감소를 위한 국제세미나를 연다는 게 말이나 되냐."

15일 오전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개최된 주류산업협회의 '알코올 유해성 감소' 세미나가 한국음주문화센터(KARF)가 운영하는 알코올 중독 치료전문병원인 카프병원 직원들의 세미나장 점거로 1시간 가량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다.이날 세미나장을 점거한 100여명의 카프병원 직원들은 주류산업협회의 출연금 미지급으로 병원이 문을 닫으며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세미나의 시작과 동시에 주류산업협회 관계자들과 격한 몸싸움과 욕설을 하면서 세미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한국음주문화센터 관계자는 "주류회사들이 카프재단을 팔아치우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약속을 파기했다"며 "보건복지부에 각서까지 쓰면서 약속한 매년 50억원의 지원금을 중단한지 3년이 지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이어 "카프병원의 폐쇄로 알코올 환자들이 치료받던 병원에서 쫓겨났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며 "재활시설의 운영비가 떨어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직원들이 쌀과 김치를 구하러 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도 "주류회사들은 카프재단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음에도 어떠한 지원도 없다"며 "연 8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는 주류회사들은 그들로 인해 발생한 알코올 피해자들에 대해 어떠한 사회적 책임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무책임한 경우가 어디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내부 논의를 통해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1시간 가까이 중단된 세미나는 오전 11시께 다시 진행됐다.

미국, 호주, 대만의 음주문제 예방 전문가들이 참가해 각국에서 시행중인 건전음주를 위한 음주문제 예방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음주 문제 예방을 위한 주류업계의 국제적 협력과 역할을 모색했다. 또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정우 교수는 해로운 음주 예방을 위한 각종 정책의 효과와 주류업계의 역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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