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쇼핑몰 테러…토착 지하디스 세력 공포 확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일어난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는 오래전부터 예고된 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CNN 방송은 이번 테러로 한국인 여성을 포함해 쇼핑객 68명이 숨지고 175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30여명이 인질로 잡혔다고 22일 전했다.

다만 인질 사태는 일단락된 모습이다. 케냐군은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인질 대부분이 모두 구출됐고 쇼핑몰도 안전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무장단체가 쇼핑몰을 급습해 총기를 난사한 지 이틀 만이다. 범인은 소말리아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 알샤바브로 지목됐다. 우후루 케냐타(Uhuru Kenyatta) 케냐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무장괴한 10~15명이 포함됐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CNN은 알샤바브가 트위터에 올린 인질범의 리스트를 근거로 9명이 이번 테러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리스트에 오른 인질범은 미국 출신 2명과 소말리아 출신 2명, 영국인과 캐나다인, 핀란드인, 케냐인 등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번 테러가 소말리아 알샤바브 세력뿐 아니라 케냐의 토착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세력 확장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케냐 정부가 2011년 알카에다 연계 지하디스트 축출을 위해 소말리아에 군대를 파견하면서 안보 당국은 케냐에 대한 보복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알샤바브는 이번 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케냐 현지인의 도움 없이는 이 같은 대규모 테러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의 고위 외교관은 “케냐의 이슬람주의자들은 2~3년 전부터 테러 대상을 소규모에서 대규모로 바꿔왔다”면서 “이번 공격은 (테러집단) 빅뱅의 열망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알카에다 축출 활동이 벌어지면서 소말리아 알샤바브 세력이 케냐로 유입됐고, 이 과정에서 알샤바브의 리더십이 분열돼 소말리아 국내 문제를 중요시하는 세력보다 지하드 세계화를 추구하는 리더십이 케냐 테러 세력과 결합했다는 것이다. 또 케냐의 토착 이슬람주의자들이 이번 테러로 세계화 야망을 명백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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