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50여년만에 과반 단독 정권 출범하나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ㆍ기독교사회당(CSU) 연합의 총선 승리가 50여년 만의 단독 정부 운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1957년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 집권 당시 단독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던 경험이 있다. 연정 상대방인 자민당의 부진이 뼈아프지만 오히려 더 큰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22일 오후 6시 투표 종료 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제1 공영 ARD 방송사 조사에서 42.0%, 제2 공영 ZDF 방송사 조사에서는 42.5% 득표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09년 득표율보다 8.9%포인트(ARD 기준)나 증가한 것이다.

ZDF 출구조사를 근거로 추정한 기민당ㆍ기사당 연합의 의석은 297~302석으로 단독 과반 확보는 근소한 차이로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조금 우세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민ㆍ기사당 연합이 303석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원 의석 정원은 598석이지만 지역구 당선자 우선 원칙에 따라 발생하는 '초과의석' 때문에 실제로는 정원보다 많은 616석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초과의석 수'라는 변수에서 선전하면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단독으로 정부를 운영하는 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

이번 독일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제1투표로 지역구 의원을, 제2투표로 지지정당을 선택했다.

특정 주에서 제2투표의 득표율에 따른 의석 수보다 많은 지역구 당선자를 낸 정당의 경우 '지역구 당선자 우선' 원칙에 따라 배정의석이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초과의석은 1994년 16석, 1998년 13석, 2002년 5석, 2005년 16석, 2009년 24석이 발생했다.

특히 초과의석 수는 대체로 다수 득표 당에 돌아간다. 실제로 2009년 총선에서 발생한 24석의 초과의석수를 기민ㆍ기사당이 싹쓸이했다. 기민ㆍ기사당의 과반 의석 확보 가능성이 큰 이유다.

반(反)유로화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원내 입성에 실패할 경우에도 기민ㆍ기사당의 단독 과반 의석 확보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관측했다.

메르켈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후 "엄청난 결과다. 오늘은 즐기자. 우리는 향후 4년을 독일을 위한 성공적인 기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압승을 자축했다.

한편 자민당의 득표율은 ARD 방송사 조사에서는 4.7%, ZDF 조사에서는 4.5%로 원내 의석 배정 기준인 5%에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돼 현 보수연정은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1949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서 제외되는 위기를 맞게 됐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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