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하는 강덕수 회장 출근 강행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STX그룹 오너인 강덕수 회장이 채권단의 강제 퇴진 요구에 출근 경영으로 맞서며 경영권 유지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4일 STX에 따르면 강 회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남대문로 STX 본사 23층에 위치한 회장실로 출근, 경영진들과 대책 회의를 가졌다. 강 회장은 이 회의에서 채권단의 사퇴 요구에 대해 "채권단의 요구가 과도하다. 자율협약의 기본정신을 어기는 것" 이라며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런 식이라면 채권단과 어느 기업이 자율협약을 맺겠느냐 "며 불쾌한 심경도 드러냈다. 강 회장 측은 이사회와 임시 주총 전까지 채권단과 재협의를 통해 사퇴 요구 철회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강 회장의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을 요구했다. 산은은 "STX조선해양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문성과 추진력을 보유한 외부전문가를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강 회장에게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을 STX조선의 새 대표로 내정했으며, 9일 이사회와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새 경영진을 구성할 예정이다. 강 회장 측은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채권단의 월권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채권단과 기업간의 전례없는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강 회장측이 배수진을 치고 나선 것은 산은이 STX조선을 시작으로 강 회장이 각각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STX중공업, STX엔진에 대해서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경영진교체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회장이 대주주인 채권단의 사임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경영권 방어' 권리가 없어 번복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내에서 강회장 퇴진은 이미 얘기가 나오던 상황으로, 갑작스럽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반발이 심한 것은 알고 있지만 번복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따라서 산은 측은 예정대로 강 회장을 퇴진 시킨 후 새 대표에 내정한 박 대우조선 부사장을 통해 직접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이 STX조선을 위탁경영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위탁경영은 사실 무근"이라며 "박 부사장이 새 대표로 선임되면 STX조선은 대우조선과 별도로 독자적인 경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김승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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