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앞둔 미국 청년층 노조 가입 10년 사이에 26%나 감소해

2002~2012년 사이 전체 노조가입자 감소율 11% 두 배이상 웃돌아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2일이 미국의 노동절이지만 노동조합은 우울한 날을 맞이할 것 같다. 미국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이 10년 전에 비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터넷 경제 매체 쿼츠에 따르면, 노동조합원 중 16~24세 청년의 비율은 2002년에서 2012년까지 26% 감소했다. 이는 전체 노조가입자 하락률 11%를 두 배 이상 크게 웃도는 비율이다.
지난해 청년 층 근로자의 단 4.2%만이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전체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 11.3%에 비해 절반을 밑돌고, 55~64세 근로자 가입률(15%)에 비하면 약 4분의 1도 되지 않는 비율이다.


패스트푸드 업계 종사자들이 파업을 벌이는 등 행동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20대는 요지부동이다. 이들은 노조가 있는 회사에 취업하더라도 노조에 덜 가입한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대 근로자중 노조에 가입해 노조비를 내는 비율은 약 84%로,25세 근로자의 90%에 비해 6% 포인트 낮다.

청년층의 노동조합 가입비율이 저조한 것은 어려운 경제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청년층은 바리스타 등의 시간제 일을 하거나 대학원으로 진학하고 아니면 자영업을 하거나 창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최대의 산업별 노동조합인 미국노동총연맹(AFL-CIO)의 아먀야 튠 스미스 대변인은 “불행하게도 청년층은 부진한 경제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았으며, 현재는 대규모로 실업 상태인 만큼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AFL-CIO는 청년층 노조가입을 높이기 위해 보조교사나 의류업체 H&M에서 일하는 청년층을 노조원으로 모집하려고 하는 한편, 바텐더와 접객원등의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노동자 집단과 협력하고 있다.

미시간 주립대에서 노동경제학을 가르치는 미셸 카민스키 부교수는 “노조 조직이 가장 잘 되는 공무원과 교사, 사서직종은 젊은이들에게 매력이 없다”면서 “젊은 근로자들은 대개 노조가 없는 기술기업이나 소기업, 혹은 소매업체와 식당 등에 취직하기를 좋아한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직장 내 문제나 부당한 대우와 같은 문제를 경험한다면 시각이 바뀌겠지만 왜 노조가 필요한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청년층은 노조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라틴계열은 노조가입률이 급증하고 있다. 히스패닉 계 노조원은 2002년에서 2012년까지 21% 증가해 200만 명으로 불어났다. 캘리포니아 주의 간호사와 세차원, 다른 주의 건물 수위와 카지노 종사자들도 노조에 대거 가입했다.


흑인들은 다른 어떤 인종에 비해서도 노조원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주와 시정부, 교육구가 수 백 만개의 일자리를 감축함에 따라 노조 가입률도 크게 떨어졌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노조가입률은 지난해 4% 증가해 66만8000명으로 증가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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