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도양 휴양지, 중국인 덕에 살았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도양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중국인들이 이들을 살리는 구세주가 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몰디브·모리셔스·세이셸 등 인도양 섬들은 통상적으로 프랑스와 영국·독일 등 유럽 관광객들이 주요 휴양지였다. 그러나 유럽을 강타한 금융위기로 인도양 섬들을 방문하는 유럽인들의 숫자가 크게 감소했다. 이 틈을 메우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중국인들이다. 중국인 신혼부부들과 부유층들이 인도양 휴양지의 고급 호텔과 리조트들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몰디브·모리셔스·세이셸을 방문한 중국인 숫자는 25만5000명으로 지난 2010년 방문객 수의 2배, 2007년의 6배로 급증했다. 몰디브 관광객 4명 중 1명은 중국인이었다. 세 섬들의 전체 관광객 수는 연간 210만명으로 변화가 없는 가운데 중국 관광객들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올해 인도양 섬들을 찾는 중국인들은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수입은 인도양 휴양지의 주 수입원이다. 관광산업은 이들 국내총생산(GDP)의 10~30%를 차지한다. 인도양 섬들이 중국인 여행객들을 크게 반기고 있는 이유다. 모리셔스 대형 호텔인 베란다 레저의 프랑수아 아이노 사장은 "우리는 절실히 중국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해외로 나가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2000년 100만명에서 지난해 8300만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중국 여행객들은 해외에서 1020억달러를 쏟아부으며 글로벌 관광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중국 중산층이 급증하고 해외 관광에 대한 이들이 관심이 늘면서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쓴 돈은 10년동안 8배나 증가했다. 다만 인도양을 찾는 중국인들의 평균 소비는 유럽인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짧은 휴가를 즐기는 중국인들이 인도양 휴양지에 머무는 평균 일수가 유럽인들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인도양 섬들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은 휴양지에서 평균 4일을 머물러 8일과 12일을 머무는 프랑스인과 영국인들보다 적었다.

모리셔스 호텔 및 식음료연합의 조슬린 궉 대표는 "한명의 유럽 관광객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두 명의 중국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