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김민성의 홈런 하나로 선수단 분위기가 바뀔 것 같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예감은 적중했다. 타선과 마운드의 활약이 모처럼 조화를 이뤄 2연승을 달렸다. 그 사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넥센은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와의 홈경기에서 6-1 승리를 거뒀다. 시즌 52승(2무44패)을 올려 이날 삼성에 2-4로 패한 3위 두산을 1경기차로 추격했다. 휴식을 취한 5위 롯데와의 격차도 2경기로 벌렸다.
“(LG를 상대로) 후반기 불운, 부진을 털어낼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전날 염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김민성의 쓰리런으로 LG에 거둔 역전승(6-4)은 새로운 도약의 기폭제가 됐다. 선수 모두가 심기일전으로 한동안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걷어냈다. 경기 전 투수진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타자들도 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배팅 훈련에 임했다. 고무된 기운은 곧 저력으로 이어졌다. 타선과 마운드 모두 그랬다. 그 덕에 넥센은 최근 들어 가장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5점차 이상 승리의 기쁨을 맛본 건 지난 15일 사직 롯데전 이후 6경기만이다.
전날 승리가 사기 충전으로 이어졌다면 이날은 여유로운 마운드 운영의 가능성을 알렸다. 가장 큰 소득은 선발투수로 복귀한 오재영의 호투. 전날 두산 마운드를 10안타 7득점으로 두들긴 NC 타선을 5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았다. 피안타는 겨우 2개. 눈부신 피칭으로 현대 소속이던 2006년 4월 18일 잠실 두산전 이후 2683일 만에 선발승을 신고했다.
조상우[사진=정재훈 기자]
오재영의 활약은 염 감독에게 단비나 다름없다. 거듭된 토종 선발진의 부진으로 7, 8월 마운드 운영에서 어려움을 겪은 까닭이다. 한 경기에 선발투수 2명을 배치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으나 변화는 큰 재미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런 시기에 무난한 피칭을 뽐낸 오재영은 남은 시즌 문성현과 함께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신인 조상우의 깔끔한 투구도 빼놓을 수 없다. 9회 등판해 안타 1개를 맞았으나 삼진 2개와 내야땅볼 1개를 유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무엇보다 조상우는 염 감독의 요구를 실천으로 옮겼다. 공을 던지면서 왼쪽 아래로 고개를 흔드는 습관을 크게 줄였다. 아직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넣을 정도는 아니지만 일정한 릴리스를 유지해 제구를 크게 개선했단 평이다.
앞으로도 두 투수가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면 넥센은 마운드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 특히 선발진은 브랜든 나이트-밴 헤켄-문성현-오재영에 5명의 예비 자원을 입맛대로 추가할 수 있다. 조상우, 강윤구, 김영민, 김상수, 장효훈 등이다.
이 가운데 강윤구는 일단 롱릴리프로 기용된다. 염 감독은 “유독 1회에 불안한 제구를 노출한다”며 “허리에서 더 좋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윤구는 지난 20일 목동 LG전에 롱릴리프로 등판, 2.1이닝을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선발투수 실험대에 가장 먼저 오르는 건 김상수다. 최근 5경기(6.2이닝)에서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아 기회를 얻었다. 선수 스스로 다가올 등판을 소중한 기회로 여겨 선전이 기대된다. 김상수는 올 시즌 1군에서 선발 등판 경험이 없다.
장시환[사진=정재훈 기자]
2군의 김영민과 장효훈은 각각 다른 수업을 통해 선발진 가세를 준비한다. 21일 1군에서 말소된 김영민은 다소 가벼운 경기를 치르며 구위 회복에 나선다. 염 감독은 “최근 부진했으나 토종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볼을 던진다”며 “무엇보다 2군에서 자신감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엔트리에 등록되지 않았지만 21일부터 1군 선수단과 동행하는 장시환(개명 전 장효훈)은 조상우의 발자취를 그대로 밟는다. 염 감독이 직접 투구를 관찰하고 관리한다. 수업의 주 내용은 제구 향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시환은 퓨처스리그 18경기에서 68이닝을 던지며 5승 3패 1세이브를 기록했다. 69개로 이닝 당 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았으나 57개로 여전히 많은 볼넷을 허용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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