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독단경영' · 2세 '방만경영' · 이사회 '부실견제'
기업규모 작고 역사 짧아 대기업과 달리 1인 오너체제[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코스닥 기업의 'CEO 리스크'가 높은 이유는 뭘까. 짧은 업력과 창업자의 독단적인 경영, 이사회의 부실한 견제기능 등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이외에 가업승계를 받은 2세 경영자들의 방만경영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1년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업력은 22년으로 코스피(38년)에 비해 10년 이상 차이가 났다. 덩치도 작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매출액은 1707억원, 영업이익은 91억원이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의 매출액(3조5595억원), 영업이익(1917억원)에 비하면 21분의 1 수준이다. 사외이사수도 코스피 시장이 2.38명인 반면 코스닥시장은 1.6명에 불과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12일 "기업규모가 작고 CEO에 대한 견제장치도 코스피상장사에 비해 부족하다 보니 기업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선 기업규모가 작으면 기업사냥꾼의 표적이 되기 쉽다. 노래방 기기업체 엔터기술이 대표적인 예다. 2011년 7월 개그맨 오승훈(일명 황마담)씨가 인수해 화제가 됐던 엔터기술은 경찰 수사 결과, 오 씨가 '바지사장' 노릇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는 명의를 빌려주는 대가로 자신 소유 웨딩컨설팅업체에 5억원의 출자를 받았다. 그 사이 엔터기술을 실질적으로 소유한 박모씨와 이모씨는 회사돈 62억원을 횡령했다. 이후 엔터기술은 5년 연속 적자를 냈고 지난 3월 상장폐지됐다.
창업자의 독단적인 경영도 문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창업자가 회사의 핵심기술에 대해 많은 부분을 움켜쥔 상태에서 최대주주까지 겸하면서 조직 내에서 신처럼 군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경영수업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2세 경영자들은 코스닥 시장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개장한 지 17년이 지나면서 창업주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2세로의 가업승계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13개 코스닥상장사 CEO들의 평균 연령은 53.4세로 50대 이상이 전체의 45.4%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CEO들도 17.9%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K사, S사 등 일부 기업들은 2세들이 경영을 맡은 후 실적이 악화되거나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하는 등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이처럼 미리 준비를 못한 2세 경영자가 경영을 파탄으로 몰고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코스피에 비해 업력이 짧고 규모가 작은 만큼 리스크가 따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매출처가 다변화돼 있는지, CEO의 면면이 어떤지를 고려한 다음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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